상담업무 처리와 동시에 주력했던 일은 온라인 쇼핑몰의 구축이었다. 당시 회사에는 쇼핑몰이 아닌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고, 쇼핑몰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여러 메뉴 중 하나인 형태였다.
소비자는 네이버 포탈을 통해 ‘아사이베리’에 대해 검색 한 뒤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었으며, 홈페이지에 접속하더라도 회사 소개를 먼저 확인한 뒤 우측 상단 메뉴 중 하나인 ‘쇼핑몰’ 버튼을 클릭해야만 판매중인 제품 정보에 도달할 수 있는 형태였다.
이는 사실 온라인 커머스에서는 치명적인 구조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기까지, 다수의 정보를 열람했을터라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 상태일것이다.
더욱이 어렵게 홈페이지에 도달 했음에도 첫 페이지에서 원하는 제품을 확인할 수 없었던 소비자들 대부분은 인터넷 창을 닫고 이탈한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일찍이 이러한 소비자 행동의 중요성을 인식한 주요 포털 사이트 또는 대형 쇼핑몰에서는, 소비자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예측하여 사이트 내 버튼 위치나 컬러 및 폰트 디자인 등을 최적화하여 소비자의 관점에서 웹페이지의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지속하여 매출을 높인다.
온라인 광고 업계에서 방문자수 대비 주문수의 비율을 ‘구매전환율’ 이라고 하는데, 방문자가 적다 하더라도 쇼핑몰의 ‘구매전환율’을 체크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향후 다양한 광고를 집행하면서 선투자되어야할 광고비를 생각한다면, 이러한 노력은 매우 가치높은 투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나는 홈페이지를 쇼핑몰로 전환하는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본격적인 리뉴얼에 대한 계획을 김준범 대표님에게 공유하고 작업에 착수하였다.
김준범 대표님은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에게 좋은 장비가 필요하다’ 며, 선뜻 새 컴퓨터를 사주셨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각나는 이유는, 어려운 형편임에도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느껴저 감동했기 때문인가보다.
나 역시 웹 제작이야말로 지난 8년간의 웹디자이너 경력으로 다저진 전문 분야인 만큼 ‘전의’를 불태워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잘 할수 있는일과 회사에서 필요한일이 정확히 매칭될 때, 얼마나 깊이 몰입하고 더불어 즐겁게 일할 수 있는지를 경험했던 시기였다.
특히 입사 초기 실력발휘를 하고싶은 의욕이 앞서, 빠른 시간내 변화를 주도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덕분에 매일 9시 10시까지의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 출근도 불사하였다.
날씨 화창한 토요일 또는 일요일 사무실에서 김준범 대표님과 마주칠 때면, 대표님은 나에게 뭔가 불편한 것이나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주셨다.
한동안 깊게 몰입하여 리뉴얼에 집중한지 약 2주만에, 회사는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몰을 선보일 수 있었다.
소비자는 첫 페이지에서 원하던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고, 동시에 구매버튼을 통해 쉽게 주문할 수 있었다. 접속 첫 화면에서 제품정보 확인 및 구매까지 완료되는 쉽고 빠른 ‘쇼핑몰’로 새롭게 탈바꿈한 것이다.
물론 이번엔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메뉴 중 일부를 회사소개 페이지와 연결하고, 기존 B2B 거래에 대한 연결이 계속 될 수 있도록 원료 납품에 대한 정보도 충분히 제공하였다.
결과적으로 리뉴얼 후 방문자 체류시간과 구매건수가 증가하였다. 긍정적인 지표를 확인했으므로, 크고작은 개선작업을 지속하였다. 고객 상담도 직접하였으니, 소비자가 잘 인식하지 못한 정보나 불편사항들을 빠르게 수정하여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당시엔 전혀 알지못했던 '거대한 파도'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