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표정이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문득 누워 있다 그게 누구이길 바랐는데? 생각해 보니 나이길 바랐던 거 같다. 다른 사람이 웃을 때 웃길 바랬고, 다른 사람이 울면 나도 따라서 울길 바랐다. 동생의 목 뒤에 종기가 났을 때 우리 가족은 한 목소리 한 표정으로 동생을 걱정했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을 엄마를 생각해 신경을 덜 쓰게 하고 싶어 내가 병원에 전화하겠다고 했다. 그 순간 펑하고 종기가 터진다. 크기가 줄어들어 약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
난 거기서 내가 무얼 원했는지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유 없이 찾아오는 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혼잣말을 하는 동생이 유독 말이 줄어들었다. 한숨을 쉬며 나오는 건 한숨밖에 없다며 새벽잠을 이제 자야겠다며 말을 하는 걸 나도 엄마도 들었다. 다들 잠을 잘 못 자고 있었다. 빨리 없애면 좋겠다는 생각. 왜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나에게 종기가 나서 사람을 괴롭히나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결코 그냥 종기가 아니었다. 우리 가족이 한 표정이라는 걸 보여준 또 하나의 사건이었지.
때는 바야흐로 8년 전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가게 되었다. 나랑 동생. 엄마는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의자에 앉아 있었고 사촌과 고모 큰아빠들은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순간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어져 버린 느낌을 받았다 그들의 웃고 있었으니까. 한 사촌의 신혼여행이야기를 하며 웃고 있는 게 너무 미웠다. 가족이 아닌가? 자기 동생 자기 오빠이면서 어떻게 우리랑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