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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엄마 Sep 04. 2023

똑똑똑 나의 하루 안녕.

정원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봄바람을 타고 온 꽃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히던 그날,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에게도 봄이 찾아왔다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햇볕의 힘도 가득 느껴진다. 

내 코끝으로 느껴지는 이 봄 꽃향기가 너무 좋아 나의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은 사진을 찍어 남기고 나눌 수 있지만, 꽃향기는 어디에도 담을 수가 없었다. 

나에게 다가와 방긋 인사하던 꽃향기가 금세 바람을 타고 다시 사라지듯, 내 삶의 흔적은 기록하지 않으면 쉬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기록의 소중함이 가슴으로 와닿는다.     

아이들과의 하루하루가 소중해서 절대 잊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짧은 글로 남겨 놓으면 그날의 일이 모두 영상처럼 그려질 줄 알았다. 그러나 믿었던 그 기억들이 저편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다. 그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아름답게 남겨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마음이 울컥하고 쏟아져 내린다. 두려움은 한껏 뒤로 미뤄두고 괜찮은 나의 하루를 전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안 괜찮은 하루도 전하게 되겠지. 

우리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피식하고 웃음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그때 그랬는데 이 집도 똑같구나라는 공감의 마음을 나누고 싶다. 내 삶의 기적인 나의 아이들과의 일상을 나누어 육아의 어려움이 나뿐 아니구나 느끼면 그걸로 됐다. 이 땅 어느 한가운데 나를 이해할 사람 그대 한 사람이 생긴다니 내 편이 된 양 마음이 든든하다.

철문으로 꽉 닫혀 들여다볼 수 없는 옆집의 일상을 슬그머니 지켜보듯, 가볍게 읽어주면 기쁠 것 같다.      

이제 그 꽃향기 같은 나의 일상을 꺼내어 한 글자 한 글자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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