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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Jul 19. 2024

내가 명상수행을 하는 이유

백모와 복본정신


명상은 마음과 몸의 건강을 동시에 돌볼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명상수행을 하는 이유를 들라하면 우주에서 인간의 고유 좌표가 모두 다르고 그 유전자가 고유한 것만큼 수많은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석가모니 말씀을 인용하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하셨는데, 이는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단순히 석가모니 자신만이 특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존재가 각각 고유하고 존귀하다"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명상수행을 하는 각각의 이유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내가 명상수행을 시작한 이유는 오직 천부경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왜 천부경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내가 천부경을 접한 연유는 이러하다.


미국땅에 살면서 나의 자식들에게 한국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를 가르쳐 주기 위해 나 스스로 한국사를 공부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국심을 요구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세계사의 일부로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를 알려주고 싶었다. 미국땅에서 태어나 영어를 원어민 같이 잘하고 미국 역사를 현지인들 보다도 더 잘 안다고 해도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필수고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나는 대한제국이 일제로부터 독립하고 50여 년이 지난 시점 바야흐로 한민족의 민족적 각성이 겉으로 드러나던 1990년 대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역사공부를 시작했다. 이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나의 역사공부의 출발점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최인호 작가의 백제에 관한 소설 "잃어버린 왕국"이었다. 여기서 나는 학교에서 배운 역사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구려를 알게 되었고 내가 부여족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땅에서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를 읽었다. 신채호 선생이 왜 중국을 지나(支那)라고 부르는지 알았고, 요(堯)임금은 음양오행이라는 요행(僥倖)을 부려 억지로 물질에 관한 역(易)을 따로 떼어내, 가지의 나라를 만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그들의 역사가 최소 9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굳이 환단고기나 부도지를 언급하지 않고도 카자흐스탄에서 몽골, 만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있는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어 내려오는 세칭 샤머니즘이라고 불리는 문화적 공통성을 보면 그들이 아무리 감추려고 했어도 나는 과거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희미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우리 민족은 장자인 황궁씨가 마고신에게 맹세한 복본정신으로 시작하여 천부의 도를 이어받으면서 신선의 나라였던 환인시대, 전불교의 나라인 환웅시대. 그리고 모든 사람을 서로 이롭게 하는 사상을 가진 단군시대로 천부가 이어져 왔고, 발귀리선인, 자부선인, 유위자 선인의 법통으로 우리 민족의 정신이 이어져 오는…, 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나는 그 정점에 천부경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우리 민족의 정신을 알려고 하면 천부경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천부경이 세상에 드러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천부경을 공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현자들 마다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했다. 그 어떤 해석도 천부경을 완벽히 설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승스님의 "천부경 나라 이야기", 봉우 권태훈 선생의 "천부경의 비밀과 백두산족 문화", 그리고 구름 이경숙 님의 천부경 해설로부터 나의 천부경 공부는 시작되었다.


15년 정도 물리학을 공부했고, 또 15년 정도 의학 생물학을 공부하고 또 예상치 못하게 명상을 공부하기 시작해서 15년 정도 흘렀다.  이것은 내가 의도적으로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사실 내가 역사에 관심을 갖고 또 천부경을 접하게 된 계기도 다 우연히 일어난 일들이었다. 하지만 천부경의 기본 요소인 천(天), 지(地), 인(人)을 생각해 볼 때 하늘(天, 우주)의 이치를 공부하는 물리학, 땅(地, 자연)의 이치를 공부하는 생물학, 그리고 사람(人, 마음)의 이치를 공부하는 명상을 공부할 수 있던 것은 운명과 같은 것이었고 나에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명상과 천부경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혹시라도 후학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명상과 천부경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가? 천부경을 이해하기 위해 왜 명상이 필요한 것인가? 나는 천부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부경이 만들어졌을 당시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후대에 파생된 지식들을 짜깁기하는 것보다는 그 본질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간접적인 관찰을 통해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것보다는 명상을 통해 직관적으로 천부경을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주는 탄생과 소멸을 반복한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관찰에서는 본질적으로 불확정성이 존재한다. 우주에는 고정적이고 불변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조선의 유위자 선인은 "칭유대 비도 (稱有對非道)"라 했고, 노자는 "도가도 비상도 (道可道 非常道)",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글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라고 했다, 그리고 현대물리학을 창시한 하이젠버그는 "불확정성 원리"를 말하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원한 것이 없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의 본질에 의해 모든 고(苦)가 시작되었고 모든 종교의 시발점이 되었다.


우주 자체가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안의 구성원들인 은하, 별, 행성을 포함한 모든 우주의 구성원들 역시 마찬가지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존재들도 마찬가지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한다. 인간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내가 너를 영원히 사랑한다 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인간의 마음은 일어났다 사라짐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우주의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사람의 몸은 소우주라고 흔히들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성장하고 노쇠하고 죽는다. 인간은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며 대우주 안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유지시켜 나간다. 우리 몸 안에는 대략 37조 개의 세포가 존재한다. 이들 세포 역시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며 소우주인 내 몸 안에서 그 존재를 유지시켜 나간다. 그리고 소우주인 내가 죽으면 그 세포들의 존재도 마지막이 된다.


현대 물리학에서 우주에 대해 말할 때 빅뱅우주론을 바탕으로 팽창 우주론이니, 정상 우주론이니 하는 여러 가지 학설들이 있는데, 그러니까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는지, 팽창을 하다가 어느 순간 멈출 것인 지 아니면 지금의 우주가 다시 수축할 것이지에 관한 학설인데 지금 현대 물리학의 수준에서는 우주의 미래를 알지 못한다.


천부경에서는 "일시무시일 하니 일종무종일 이니라 (一始無始一 一終無終一)" 말하며 우주 역시 탄생과 소멸을 무한히 반복하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 프렉탈 우주론에 의하면 만일 우주의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한다면 그를 포함한 대우주 역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우주 자체의 본질을 알려하면 진공이라 불리는 텅 빈 공간을 보면 되는데 물리학이 말하는 진공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무것도 없는(즉, 물질이 없는) 그러한 공간이 아니다. 물리학이 밝혀낸 진공에는 사실 입자와 반입자가 끊임없이 탄생과 동시에 소멸을 반복하고 있는 공간이다.  그러니까 우주의 본질은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양의 역(易) 학은 바로 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의 이치를 공부하는 것이다.


한민족과 복본사상

우리 민족은 왜 천부경을 9000년 동안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왔을까? 이 문제는 사실 우리 민족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일종의 사명감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부도지를 읽어보면 좋다. 부도지를 읽어 보면 이 책이 위서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떠나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위서 논쟁으로 나의 정체성과 민족의 정신을 공부하는 기회를 놓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역사는 나의 친부모가 어떠한 삶을 살았고 어떠한 정신을 물려주셨는지를 알고 내가 미래에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공부하는 학문이지, 나의 친부모의 행적을 일일이 밝혀 검증하는 학문이 아니다.   


부도지에는 인류가 마고성(麻姑城)에 살던 시절 모든 것이 조화롭고 순조로웠다. 마고성의 모든 사람은, 품성이 바르고, 능히 조화를 알고, 지유(地乳)를 마시므로, 혈기가 맑았다. 그래서 그 수명이 한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성내의 지유가 고갈되어 백소씨족중 지소씨가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성밖에 나는 포도를 맛보게 된다. 지소씨가 포도를 맛보고 기운을 차리자 이에 사람들이 너도나도 포도를 많이 먹게 되었다. 하지만 강제로 다른 생명을 먹어 버렸기 때문에 열매를 먹고사는 사람들은 모두 이가 생겼으며. 그 침은 뱀의 독과 같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이것이 오미의 화 (五味의 禍)이며 마고성을 폐하고 성안 부족들이 사방분거하는 계기가 된다. 이에 황궁씨가 모든 사람들 가운데 어른이었으므로, 오미의 화에 대한 책임을 지며, 곧 백모를 묶어 마고신 앞에 사죄하며, 오미의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고, 복본 할 것을 서약하고 청궁씨, 백소씨, 흑소씨와 함께 천부를 신표로 나눠갖고 각각 제족을 이끌고 사방으로 흩어지는 내용이 나오는데, 장자인 황궁씨는 책임을 지는 의미로 가장 춥고 험난한 천산주 (북방)로 분거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백모, 띠풀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서 백모(띠풀)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면 "가정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 모사(茅沙) 그릇에 백모를 꽂았다. 깨끗한 모래를 잘 씻어 모사 그릇에 담고 그 가운데에 말린 백모의 잎을 작은 다발로 묶어 꽂았다.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 때 제관은 제주(祭酒)를 잔에 부어 모사 그릇에 3번 나누어 따르고 절을 한다. 모사 그릇에 담긴 모래는 지신(地神)을 상징하고, 백모는 곡신(穀神)을 상징한다."라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놀라운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전통 제례의식에 따라 모사그릇에 백모를 꽂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는 황궁씨가 마고신 앞에서 백모를 묶어 맹세한 복본서약을 9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류의 그 어떤 문화유산 보다도 위대하고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인 것이다.

모사그릇에 백모를 꽂고 제사를 올리는 모습 (제사 지내는 방법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사실 제사는 단순히 조상을 기리기 위함이 아니라, 황궁씨가. 마고신 앞에서 한 복본서약 의식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서 백모는 곡신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황궁씨가 백모를 묶어 마고신 앞에서 맹세한 복본서약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은 9000년 전 황궁씨가 마고신 앞에서 맹세한 복본서약을 아직까지도 지키고 있는 유일한 민족이다. 이것이 수많은 외침 속에서 위정자들이 나라를 팔아먹고 사대로 굴종을 했어도 9000년 동안 우리 민족이 살아남아 있는 이유인 것이다.


나는 황궁씨가 마고신 앞에서 한 복본서약에서 명상수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 인류는 극단적인 물질주의로 정신은 타락하여 인간의 본성은 잃어버리고 돈의 노예가 되어 있다. 황궁씨의 복본정신을 지켜온 한민족의 피를 이어받았다면 지금이라도 물질문명의 폐단을 바로잡고 우리의 조상들이 목숨같이 지켜온 복본정신을 되살리며 명상수행을 통해 새로운 정신문명을 건설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복본정신과 천부경은 9000년 동안 지켜온 우리 민족의 정신이고, 동시에 전 세계인들이 공유하고 연구해야 할 K-철학의 핵심 사상이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분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조율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3분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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