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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잎과 아세테이트 플랫폼

식량, 에너지, 그리고 우주 시대를 여는 새로운 광합성 혁명입니다

by 누리
인공잎과 아세테이트.jpg Figure 1. 바이오-인공 광합성 시스템의 전자 전달 원리 모식도

2024년 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연구는 인공 잎(artificial bio-leaf)을 통해 기존 광합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한 논문입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자연을 모사하는 차원을 넘어, 광합성의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작은 탄소 2개짜리 분자, 아세테이트(acetate)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Wen et al., Sci. Adv. 10, eadp8567 (2024) 1 November 2024).

250px-Acetate-anion-3D-balls.png 아세테이트 구조

첨단 과학을 이해하면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아세테이트란 무엇인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아세테이트(acetate)는 미래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물질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아세테이트가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친환경 탄소원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화학 산업은 석유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산화탄소, 바이오매스, 미생물 발효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탄소를 확보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아세테이트는 이러한 친환경 공정을 통해 생산될 수 있으며, 미래의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연료,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될 수 있는 물질입니다.


둘째로, 아세테이트는 미생물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및 탄소 공급원입니다. 다양한 산업용 미생물들이 아세테이트를 빠르게 흡수하여 에너지로 전환하거나 고분자, 단백질, 지방, 바이오 연료 등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세테이트가 미래 바이오 제조 산업에서 핵심 피드스톡(원료)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연료와 같은 고부가가치 물질 생산에 매우 유용한 물질입니다.


셋째로, 아세테이트는 반응성이 높은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고분자 및 화학제품의 전구체(precursor)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친환경 용매, 의약품 원료, 합성 섬유 등 여러 산업 제품의 출발 물질로 의미가 큽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화학 산업이 친환경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아세테이트가 중요한 원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넷째로, 아세테이트는 식품·농업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아세테이트는 장내 미생물 대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며, 동물의 에너지 공급과 건강 유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기능성 식품 개발, 가축 생산성 향상, 미생물 기반 농업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아세테이트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세테이트는 우주 및 극한 환경 기반 미래 기술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은 물질입니다. 일부 미생물은 아세테이트를 이용해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 생명 유지 시스템, 폐자원·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등 미래 자원 순환 기술 개발에 아세테이트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세테이트는 친환경 소재, 바이오 제조, 농업·식품 기술, 우주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 물질이며, 미래 산업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물질입니다.


1. 아세테이트는 왜 중요 한가입니다

아세테이트는 생명체의 중심 대사인 아세틸-CoA 경로와 직접 연결되는 분자로, 생물학과 화학 산업 전반에서 가장 폭넓게 활용되는 탄소 플랫폼입니다. 효모, 박테리아, 식물, 인간 세포 등 거의 모든 생명체가 아세테이트를 탄소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세테이트가 “생명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탄소 형태”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아세테이트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변환이 쉬워 바이오 연료, 바이오 플라스틱, 지방산, 아미노산, 의약품 등 다양한 유용 물질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세테이트는 미래 바이오산업에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탄소 플랫폼, 즉 미래의 바이오 원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 인공 잎 기술의 핵심입니다

인용된 연구는 유기 반도체 필름이 태양광을 흡수하여 전자를 생성하고, 그 전자를 박테리아인 Sporomusa ovata에 직접 전달해 CO₂를 아세테이트로 환원하는 기술을 구축했습니다. 식물처럼 물 위에 떠 있는 구조의 대형 필름(약 400 cm²)이 태양빛만으로 CO₂를 처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시스템은 최대 11%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기록하며, 식물 광합성(~1%)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이 기술로 생산된 아세테이트를 이용해 효모를 실제로 배양하는 데 성공하여,


CO₂ → 아세테이트 → 효모 → 식량이라는 새로운 생산 흐름이 가능함을 입증했습니다.


이 성과는 광합성 기반 농업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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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세테이트는 미래 식량 생산의 핵심적 물질입니다.

세계 인구는 2050년경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농업은 기후 변화와 자원 부족으로 지속 가능성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 잎 기술은 기존 농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식량 생산 체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공 잎 기술은 농지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빛·CO₂·물만 있으면 됩니다. 따라서 사막, 도시 옥상, 바다, 심지어 극지나 오염된 지역에서도 식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성장 속도와 계절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이는 농업을 ‘토지 기반 산업’에서 ‘에너지 기반 생명 제조 시스템’으로 전환시키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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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공잎 기술은 우주 시대를 가능하게 해 줍니다.

우주에서는 토양, 물, 중력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요소가 크게 부족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농업 방식은 우주 환경에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인공 잎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우주에서는 인간이 CO₂를 배출하고, 태양광은 지속적으로 공급됩니다. 인공 잎 기술은 이 CO₂를 아세테이트로 전환하여 효모·조류 등 생물체를 배양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 우주 체류나 화성 탐사에서 독립적인 생명 유지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핵심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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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세테이트는 미래의 석유가 될 수 있습니다.

석유가 산업의 중심이 된 이유는 탄소를 저장한 거대한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래 탄소 경제는 더 이상 지하자원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CO₂를 아세테이트로 전환해 활용하는 기술이 자리 잡는다면, 아세테이트는 연료·소재·식량·약품을 생산하는 중심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아세테이트는 재생에너지 기반 생산이 가능하며, 생물학적 전환의 효율이 높고, 탄소중립 또는 탄소음(-) 기술로 이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아세테이트가 충분히 미래의 바이오 석유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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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공 잎과 아세테이트가 여는 새로운 문

이 논문은 단순한 실험적 성과를 넘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식량 생산, 광합성, 탄소 활용의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습니다.


*식량은 땅이 없어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탄소 자원은 이제 공기에서 직접 얻을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도 인간은 독립적인 생태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두 탄소로 이루어진 작은 분자 아세테이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인간 문명은


빛—필름—미생물—식량


이라는 새로운 생태적 패턴 속에서 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공 잎과 아세테이트 플랫폼은
지구와 우주에서의 생명 유지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는 기술이며,
미래 탄소경제의 기초가 되는 핵심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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