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나는 퇴근하며 매일같이 다짐한다

by 라떼언니

퇴근 시간만 되면
마음이 급해진다.


오늘은 일을 일찍 마무리하고 얼른 나가야지.
오늘은 아이들이랑 많이 놀아줘야지.
오늘은 절대 화내지 말아야지.


매일 같은 다짐을 한다.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나는 다시 엄마가 된다.


현관 문을 열면
아이들이 나를 보자마자 달려온다.


“엄마!”


그 한마디에
하루 피로가 잠깐 사라진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어진다.


집에 오면
가방도 내려놓기 전에 저녁을 준비하고,
빨래를 돌리고,
아이들 씻기고,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깊다.


분명
많이 놀아주겠다고 했는데.

몇 번이고 부르는 목소리에
처음엔 웃다가
조금씩 날카로워지고
결국 괜히 큰 소리를 낸다.

별일 아닌데.


그 순간
아이 표정이 굳는다.


그리고 바로
후회가 밀려온다.


회사에서는 그렇게 참고 웃었는데
왜 제일 소중한 아이한테
제일 쉽게 화를 낼까.


아이를 재워놓고 나오면
괜히 거실에 오래 서 있게 된다.

‘내일은 잘해야지.’
‘내일은 진짜 웃어줘야지.’

또 같은 다짐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못난 엄마가 아니라
그냥 많이 지친 엄마였던 것 같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버티고
집에 와 또 한 번 출근하듯 움직이고.

사실은
충분히 애쓰고 있었는데.


완벽하지 못한 나를
혼자 더 혼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이들은

화낸 엄마보다
다시 안아주는 엄마를
더 오래 기억한다고 믿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안아주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하루 기록.

오늘도
조용히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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