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의 삼계탕이 큰 몫을 한
외노자는 오프를 어떻게 보낼까요. 수많은 오프들을 보내왔지만 오늘은 유독 기억하고 싶은 하루입니다.
특별할게 있냐구요? 없습니다 ㅎㅎ..
오늘은 오프치곤 하루를 빨리 시작한 하루였어요. 오전 9시에 친한 크루를 만나 제 숙소에서 아침을 같이 해먹었습니다. 심지어 이 친구는 오늘 새벽 5시쯤 한국에서의 휴가를 마치고 랜딩했는데, 뜬 눈으로 잠시도 눈을 붙이지 않고 저를 만나러 와줬어요.. 고마울 따름. 크루들은 이렇게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짬내서 보는 경우도 많아요.
물론 가장 마음 편한 날은 둘 다 다음 날 스케줄에 부담이 없는 오프일 때지만, 이렇게 시간 내서 보는 것도 큰 힘이 되어 종종 만나곤 합니다. 한국에서 사왔다며 이것저것 바리바리맨으로 싸온 내 친구.
비비고의 삼계탕과 비행기를 타기 직전 편의점에서 사온 멀티비타민, 밀크씨슬 영양제, 질겅질겅 씹어먹기 좋은 건어물 등을 잔뜩 챙겨오다니.. ㅎ 정말 타지 생활을 하며 느끼는건 사람이 전부구나 싶습니다.
비비고 삼계탕에 파 송송, 다진 마늘 팍팍, 누룽지까지 조금 더 넣어주고 팔팔 끓여 맛있게 먹었답니다.
한국의 맛, 몸 보신한다 생각하며 정성스레 준비한 메뉴에 너무 고마웠어요. 아, 특히 할머님이 해다주신 오이소박이를 이 소중한 아이를 한 통이나 가져다주고 반찬으로도 냠냠 잘 먹었답니다.
여기에서 끝날 리 없는 크루의 식단. 베트남에서 사온 코코넛 커피와 바나나 카푸치노를 준비해 오징어까지 질겅질겅 씹으며 수다 타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식사를 하는 내내 밀린(?) 대화와 또 고민하고 있는 주제를 실컷 털어놓았지만 해도해도 부족한 대화.
기분 전환을 위해 국립 도서관을 가기로 합니다. 사실 카타르에서는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을 만한 공간들이 꽤 한정적인데 그 중 저에겐 개인적으로 가장인 곳은 도서관이에요. 할 일을 하기도 좋고, 멍을 때리기도, 커피를 마시기도 좋은 공간인 것 같아요.
노트북과 책, 그리고 브리핑 질문을 챙겨 갔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또 대화를 나누고, 각자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할 일을 하기도 하다 도서관을 삥 둘러 구경도 했습니다. 특별한 일을 한 하루는 아니지만 이런 하루가 참 소중하고, 일이나 업무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온전한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직업생활에 감사함까지 느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