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친구, 교무실(마이쮸)

칭찬사탕

by Gourmet

"인사했다고 사탕을 주시다니요.(*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학생 때 나는 거의 인사하는 로봇이었다. 선생님이 보일 때마다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는 이유는 딱히 없다. 만났는데 딱히 드릴 말씀도 없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뭔가 좀 그렇다. 어른의 예의, 아니 학생의 예의랄까? 인사를 하면 국어선생님, 기술가정 선생님,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종종 사탕을 받고는 했다. 마이쮸, ABC 초콜릿, 멘토스 등. 조약돌 크기의 한 손에 꼭 들어오는 그런 종류의 간식들을 말이다.

6학년 때 칭찬스티커를 모으면 스티커의 개수에 따라 간식, 라면, 하교 후 영화 보기 등 보상의 크기가 달라지기도 했는데 나는 꼭 자잘하게 스티커를 모아 간식을 타먹었다. 우리 엄마도 중학교 담임으로 일하는데 주말이면 마이쮸를 몇 봉지씩 산다. 시험기간에 학생들에게 힘내라고 나눠주거나 착실하게 심부름을 수행한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가끔씩 이유 없이 사탕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에게도 '다른 친구들한테는 비밀로 해.'라고 웃으며 주기도 한다고 했다.

편의점에서 사면 고작 몇백 원, 비싸야 천 원 하는 간식들에 아이들이 이렇게 끌리는 이유가 뭘까? 막상 사 먹으면 다 똑같은 맛이다. 그런데 유독 교무실에서 먹는 교무실 사탕은 더 달콤하게 느껴지고 아쉽다. 내가 유추한 바로는 이렇다. 교무실 마이쮸가 더 맛있는 이유는 칭찬이 코팅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릴 때는 말보다 이런 달콤함이 칭찬으로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새 학기 친구와 친해지기 위한 준비물로 마이쮸를 챙기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소심하게 표현하면 '이거 줄 테니까 나랑 친구 해줄래?'라든지 새침하게 표현하면 '너, 내 마음에 들었다?'라는 맛이다. 새로운 친구에게 내가 달콤한 인상으로 남기를 바라는 것이다. 참으로 단순하기 짝이 없지만 원래 단순하고 직관적인 것이 마음을 크게 울리는 법이다. 친구가 준 마이쮸 껍데기만큼은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는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마이쮸 먹을래?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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