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뜨거운 화제를 고르자면 단연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일 것이다. 이에 따라 한강의 책을 비롯해 다른 책들의 판매량 역시 급증했다고 한다.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 2001년에 MBC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예능인 느낌표에는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코너가 있었다.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선정하여 MC와 시민들이 책 후기를 남기고, 아직 읽지 못한 사람에게는 책을 나눠주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2000년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13.2권이다. 반면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은 3.9권으로 23년간 약 70%가 감소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즐길 거리가 많아지자, 책은 위상을 잃었다.
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이슈와 더불어 다시 독서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연예인들을 필두로 SNS를 통한 독서 공유 문화는 Z세대에서 이미 트렌드가 되었고, '읽는 게 멋진 것'이란 의미의 이른바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역시 지적 허영이 문학 소비의 시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의 성인 독서량은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지난해 20대의 독서율은 종합독서율은 74.5%로 전 연령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다.
필자 역시 고등학교 때에는 적어도 매달 한 권씩 책을 읽으며 문학소녀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가끔은 독후감을 작성하기도 해 이것으로 상을 받은 기억도 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오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며 책과 멀어지게 되었다. 고등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 건물 전체가 도서관인 곳에서 생활하면서도 더 책을 안 읽게 되었다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러던 중 텍스트 힙은 나의 알고리즘에도 파고들었다. 알고리즘은 나에게 다양한 책 종류 중에서도 시집을 추천해 주었다. 그동안 저장만 해두었는데, 멋짐에 합류하기 위해 여름방학부터는 다시 도서관에 가 한 번 빌리기 시작하니 시집 읽기에 재미를 붙였다.
오늘 하교를 하는데 은목서 향기가 바람에 실려 왔다. 이 향기에 중간고사가 끝나고부터는 책 읽기에 더 열중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이번 가을은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근사한 어른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