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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탈출

by 떰띵두

마음이 급해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마음이 급함은 욕심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삶의 주제가 빠지고 허둥대기만 할 뿐 제대로 양에 차는 일이 없다.

무엇하나 제대로 행하는 것이 없다.

그냥 어수선하고 바쁘기만 하다.

실속이 없다.

빈 깡통이 요란하듯 마음이 급하고 분잡스러울 뿐 마무리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러할 때에는 과감하게 멈추어야만 한다.

콘센트를 뽑아버려야 한다.

모든 것을 멈추고 온전히 호흡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만 멈추는 일은 몹시도 힘든 일이다

달리는 차에 속도를 양껏 올려둔 상태로 급제동을 거는 것이니 몹시 위험하다.

뒤따라오던 차들이 나의 급제동에 영문도 모르고 사고를 낼지 모를 일이다.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해 차가 뒤집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멈추지 않으면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

가열되는 그 속도에 폭발해 버리게 되는 것이다.

제동을 걸어보자.

한번 훅 하고 브레이크를 잡았다 발을 떼고

다시 한번 훅 하고 브레이크를 밟는다.

확 줄어든 속도감을 느끼면 이제는 비상등을 켜고 곧장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숨을 쉬어야 한다.

숨을 쉬는 건지 허덕이는 건지 모를 테지만 계속 숨을 쉬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숨이 편안해질 것이다.

숨이 편안해지면 그때는 꼭 잊지 말고 세상을 살펴보아야 한다.

숨 한점 한 점에 세상을 보고 가슴 설레게 될 때까지 계속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내 가슴이 뛰면

그때가 되면 그때 새로운 길을 드라이브를 하는 거다.


이렇게 나는 어느새 다섯 번 정도의 비상탈출을 시도했고 다행스럽게 그 탈출은 성공적이었음에 지금 또 한 번의 비상탈출을 계획한다.

지금의 비상탈출이 나를 살리는 것일지 너를 살리는 것일지 모를 일이지만 나는 너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려 한다.

가끔 힘들고 버거울 때 그때를 쉬이 가는 것에 너를 앞세우면 그 무게가 그리 무겁지만은 않음을 알기에 이번 탈출의 명분을 나보단 너에게 두려 한다.

그것이 좀 더 뽐새가 좋을듯하다.

나의 비상탈출에 명분이 되어준 너에게 감사함을 담아 준비를 마친다.


자!!!

이제 탈출을 시작한다.

우리

감탄스러운 일상에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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