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식은 늘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그날도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카페 아르바이트생인 환미소가 밝게 웃으며 그를 맞았다.
고지식은 형식적으로 고개만 끄덕하고 인사를 한 후, 커피를 주문했다.
환미소가 물었다.
"손님 왜 혼자 세요? 우리 카페는 데이트 코스로 유명해요!
"연애에 관심 없습니다."
고지식의 짧은 대답에 익숙한지 환미소는 별다른 반응 없이 커피를 내왔다.
창밖을 바라보던 고지식은 골목을 걷는 당찬 걸음의 여자를 발견했다.
그녀는 이 카페의 단골이자 , 고지식이 잠복중인 사건의 중요한 인물. 강한나였다.
그녀가 갑자기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자, 고지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너 드디어 잡았다"!
고지식은 괴한을 빠르게 제압했다.
알고 보니 그는 살인죄로 수배 중인 강도였다.
사건이 마무리된 뒤, 고지식은 조용히 강한나를 바라봤다.
"괜찮으십니까?"
고지식이 물었다.
"네 덕분에요. 그런데... 형사님이셨네요. "
그녀의 말에 고지식은 잠시 당황했다.
" 제가 형사라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
"환미소한테 들었어요. 형사님이 오빠 사건과 관련된 조사 중이라고요."
고지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앉았다.
"맞습니다. 제가 미남 씨 사건을 맡고 있죠. 그리고.."
"미남 씨가 당신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며칠 뒤 고지식은 강한나와의 식사자리에서 그날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했다.
"사실, 오늘 제가 잡은 사람은 당신의 연인이자 환미소씨의 오빠인 환미남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범죄조직의 일원이었어요. "
강한나는 손을 떨며 물었다.
"그럼 그날 잡힌 사람은 그날 오빠를... "
"그날 직접 범행을 저지른 공범 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공범들도 이미 체포했습니다.
당신 오빠의 죽음에 관한 진실은 곧 법정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
강한나는 눈물을 머금으며 조용히 말했다.
"형사님.. 감사합니다. 오빠를 이렇게 잊지 않고 끝까지 밝혀주셔서요. "
며칠 후, 고지식은 환미소와 강한나가 함께 환미남의 사진을 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사진 속에서 환미남은 미소 짓고 있었다.
환미소는 조용히 말했다.
"형사님 우리 오빠는 정말로 멋진 사람이었어요. 한나 언니도 오빠를 많이 사랑했어요."
고지식은 사진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저도 미남 씨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이 사진의 모습만으로 충분히 알 거 같습니다."
그 순간 고지식은 어렴풋이 환미남의 웃는 모습을 본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강한나는 조용히 고지식에게 말했다.
"형사님. 오빠가 살았더라면 당신과도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거 같아요."
고지식은 묵묵히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제가 당신을 지킬 차례입니다. 환미남씨가 가장 소중히 여긴 분들이니까요."
강한나는 눈물을 머금은 채 웃어 보였다.
카페의 골목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