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처럼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그런데 갑자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노트북 화면 속에서 한 사람이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당신은 지금 가상현실이 아닌 당신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 네? 제 무의식 속으로 들어간다고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는 사이, 나는 노트북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주변세계가 사라지며 낯설고 꿈같은 공간에 도착했다.
모니터 속 인물은 자신을 기이드라고 소개하며 몇 가지 규칙을 설명했다.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당신이 경험했던 것을 자유롭게 볼 수 있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시점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시점에서도 경험할 수 있죠. 하지만 과거를 되돌리거나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나는 과거를 바꿀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 그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실망했다.
대신 내가 경험하고 싶은 무의식을 선택하면 그 장면이 폂쳐질 것이라고 했다.
나는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떠오른 사람은 차갑게 나를 떠나버린 '정오만'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 그가 떠난 이유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다.
그의 무의식을 볼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해 , 나는 오만의 무의식을 선택했다.
갑자기 눈앞에 오만의 무의식이 펼쳐졌다. 고요하면서도 어딘가 뒤틀린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오만이 나를 떠났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오만은 나를 사랑했지만 자신이 품고 있던 위험한 비밀 때문에 나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무의식 속에서 나는 독백을 들었다.
"소정이를 사랑했지만 내가 가진 비밀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내 곁에 있으면 소정이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었어."
그의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내가 그토록 원망했던 차가운 이별이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니 하지만 그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침묵한 것이 나에게는 더 큰 상처가 되었다.
그를 나를 위해 떠난 것이었지만, 나는 그 이유를 몰라 더 오랜 시간 동안 아파했던 것이다.
가이드가 조용히 말했다.
"그의 무의식이 소정 씨가 진실을 알기를 원했던 것 같군요."
나는 눈물이 차올랐다. 오만은 나를 사랑하면서도 나를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그가 떠난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 그동안의 상처가 모두 사라지지는 않았다.
나는 조심스레 가이드에게 물었다.
" 우리가 헤어진 후의 오만의 무의식을 볼 수 있을까요? "
가이드는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가능합니다. 하지만 정오만 씨는 당신이 그의 무의식에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는 잠시 고민했지만 괜찮다고 답했다. 그의 현재 마음이 너무나 궁금했다.
그의 무의식으로 들어간 순간, 나는 텅 빈 공간 속에서 방황하는 오만을 보았다. 그는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지만, 길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 내 선택이 옳았던 것일까? "
그의 고뇌가 내 고통과 닮아있었다. 그를 보며 나는 좌절 속에서 외쳤다.
"왜 나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어? 왜 혼자 고통받고 있는 거야?"
그 순간, 오만의 눈이 나를 마주쳤다. 그를 나를 보았다. 후회와 그리움으로 가득 찬 눈빛. 그러나 우리가 더 연결되기 전에 가이드가 나를 현실로 돌려놓았다.
눈을 떴을 때 내 옆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에 놀랐다. 고개를 돌리자 , 떨리는 손으로 서있는 오만이 보였다.
" 내 무의식 속에서 네가 느껴졌어. 오만은 떨리는 목소리로 진심을 담아 말했다.
"무언가가 나에게 너를 찾아야 한다고 했어 "
가이드는 이제 멀리 있지만 여전히 존재감을 드려내며 조용히 말했다.
"그의 무의식이 당신을 초대한 것은 사랑과 후회 때문이었어요. 그는 당신에게 진실을 알리고 멀어진 사이를 좁히고 싶었던 거죠."
나는 오만을 바라보며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는 떠나지 마 "
나는 단호하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건넸다.
"다신 떠나지 않을게." 오만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약속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며 다시 함께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