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에서 얻은 교훈
나는 이번엔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스스로 생명을 내려놓을 준비를 한다. 처방받은 수면제는 다 먹었기에 약국 여러 곳을 들러 수면보조제 3통을 구입한 후, 30알 정도 되는 약을 디 먹었다. 점점 의식이 몽롱해져 왔다. 그리고 내가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어지러운 감각이 느껴졌다.
나는 그 순간 "아 정말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겹게 나는 119에 전화를 걸었다.
약의 기운으로 인해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죽으려고 약을 먹었어요. 살려주세요.' 힘겹게 말을 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구급대가 왔다. 무슨 약을 먹었는지 물었다. 수면보조제를 먹었다고 했다. 그러나 약통을 버렸기에 구급대원분들은 내가 버린 쓰레기통을 찾아 약통을 가져오는 수고를 하셨다.
그렇게 나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간다. 돈이 없었던 나는 어지러운 고통 속에서도 어눌한 발음으로 구급대원에게 몇 번이고 물었다. "이거 사설구급차 아니죠? 저 돈 없어요." 그러자 안심하라며 119라고 구급대원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다.
응급실에 가자 의사는 몇 가지 테스트를 했다. 일단 눈에 불을 비춰보았다. 그 후 손가락을 움직이며 손가락을 따라 눈을 움직이라 했다. 그러나 나는 어느 순간 시선이 따라가지 못하고 멈췄다. 심각하다 판단한 의사는 뭔가 조치를 취하려 했다. 그러나 역시 돈이 없던 나는 진료를 거부했다.
의사는 각서 비슷한 걸 받았다. 진료를 받지 않아 사망에 이르더라도 병원 측의 책임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무슨 생각인지 동의를 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어찌어찌 타고 갔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서 내렸다.
정신이 몽롱해져 오기에 그냥 잠들면 죽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집으로 걸어서 갔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환각 증세를 경험한 듯하다. 새벽 3시가 넘은 길거리에 사람이 드물 텐데 내 앞으로 사람들이 보였다. 내가 살아있는 건지 죽어있는 건지 구분하기 위해 나무를 짚어보거나 하기도 했다. 죽은 건가? 하는 순간에 감각이 느껴졌다.
그렇게 넘어지고 하면서 어찌어찌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몽롱한 상태로 잠에 든다. 그렇게 죽고 싶었던 나는 사실 죽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정말로 수면보조제를 먹고 죽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이렇게 살아 있다.
그리고 그때의 나는 다짐을 한다. 어떤 힘든 순간에도 극단적 선택은 하지 말자고 말이다.
정말로 죽고 싶던 나는 죽음이 다가오자, 필사적으로 살려고 했다. 살아 있으면 어떻게든 방법이 생길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절망 속에서도 방법이 있음을 도움을 요청하자고 다짐을 했다.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자는 생각도 했다. 세상 끝날 것 같더라도 방법은 있게 마련이다. 살아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