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초록불이 켜지자마자 나는 급히 뛰었다.
하지만 횡단보도 한가운데서 이상한 초록빛 문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건 뭐지"?
문의 정체가 뭔지도 알기도 전에 나는 문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세상이 뒤틀리듯 흔들렸고 내가 도착한 곳은 이상하게 익숙했다.
거리도 회사도 사람도 모든 것이 내가 살던 세상과 같았다.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이 세계의 사람들은 나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직장의 스트레스로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세계를 생각하곤 했었다.
그 생각이 바로 지금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 과장님 결근 이시래요"
"어차피 김 과장은 회사에 존재감이 없었어 뭐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을 뭐 하러 이야기해?"
둘의 대화는 찌르듯 차가웠다. 이 세계에서 나는 투명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이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때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렸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이 원했던 세상에 온 느낌이 어떤가요? 당신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초록빛 문은 한번 더 열릴 것입니다. 그때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전화는 끊겼고 다른 불현듯 두려움을 느꼈다. 내가 정말 원한 것은 이 세상일까?
아니면 단순히 내가 있던 곳을 도망치고 싶었던 걸까?
갑자기 모든 것이 사라지듯 흐릿해졌다. 다음 순간, 나는 병실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창문 밖에 햇빛이 비치고 있었고, 나는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그 순간 병실 한구석에 초록빛 문이 열린 채 둥둥 떠있었다.
문은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그 너머에는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걸어왔다
" 내가 이 지루하고 스트레스받는 세계에 살 테니 너는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건 어때? "
다만 조건이 있어 너는 네가 있던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선 나를 현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여야 해
이 조건이 무서웠지만 지긋지긋한 이 세계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다.
내 마음에 반응하듯 초록색 문은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초록빛이 더 밝아졌다. 나는 문 앞에 서서 속삭였다. 이번엔 놓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