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에 관한 고찰

by 모퉁이 돌

촘촘한 볕 걷어가고

비 쏟아지면 오르막인가.


찬란한 별 삼켜버린

혼돈의 밤이면 오르막인가.


너무 깜깜한 나머지

끝도 보이지 않는 터널이면 오르막인가.


기울어진 내리막 디디다

떼구르르 뒹굴어 만신창이 된 적 없다면

오르막을 논하지 마라.


오르막 그 길엔

처절하다 싶을 만큼의 환희가,

비참해서 죽을 것만 같은 소망이

역으로 숨어 있다.

풀 한 포기 휘청이게 만드는

가혹한 소낙비에도,

수평선 물보라 조각내는

격노의 풍랑 속에도,

生의 교훈이 다 서려 있다.


어차피 기울기의 각도는

본디 사람이 정하는 바,

그 누구의 잣대도 정함이 없는 것이라.


뚜벅뚜벅 길을 걸어내는 삶만으로

충분히 반짝이는 여정이고

고결한 응전이니.


어찌 그냥

오만 촉광의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랴.


때때로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거친 오르막 인생이

그래서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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