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심리 검사

딸의 내밀함을 알 수 있던 시간들

by 모퉁이 돌

학폭 피해자로 판정이 나면

관할 교육청에선

심리 검사 비용을 지원해 준다.


정신적 피해와 트라우마 해결을 위한

일종의 후속조치인 셈이다.


피해자 측이 원하는 클리닉 센터가 있다면

그곳에서 상담이나 진료를 받고

비용을 청구해도 되고,

아니면 교육청 선정 기관에 가서

무료로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아도 된다.


우리는 후자를 택했다.


2월 말, 딸을 데리고 미리 예약해 둔

부산 한 병원에 갔다.


혹여 긴장이라도 할까 봐,

싱거운 농담도 하고

딸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얘기도 나누며 순서를 기다렸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부르셨다.


함께 들어갔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의사 선생님은

그간의 상황과 아이의 상태는 물론,

부모의 직업군과 돌봄 성향까지

꼼꼼히 물으셨다.

그런 뒤, 아이의 기질과 성격검사를

분석하기 위한 여러 질문지를 주셨다.

부모가 각각 답해야 하는

두꺼운 페이퍼도 있었다.


집에서 작성했고

며칠 뒤 제출했다.

그렇게 결과가 나왔고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11번의 추가 상담과

각종 검사가 더 이뤄졌다.


딸에 대해 평소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건만

착각이었다.


딸의 내밀한 면면을

구체적 데이터로 접할 수 있었는데

권위적 훈육 방식과 대화시간 부족 등 아빠로서 반성해야 될 점이 상당히 많았다.


그래도 더 늦지 않아서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