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베풂, 큰 행복

우리 오누이 이야기

by 모퉁이 돌

며칠 전, 가족 톡방에

여동생의 글이 올라왔다.


집 근처 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웬 소녀가 쓰러져 있었단다.


소녀의 엄마도 놀라,

어디론가 급히 전화하고...


그 광경을 본 여동생은

모녀를 서둘러 차에 태워

일산 한 병원 응급실로 옮겼단다.


그런데 응급실로 상복 입은

가족들이 나와 있었단다.


슬펐단다.


모녀는 그 병원 빈소에서

가족 상중이었는데


무언가 필요한 게 있어서

마트에 왔다가

갑작스러운 일을 당한 거였다.


이렇게 저렇게

작은 선행을 베푼 동생이 대견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이번 주 내내

경기ㆍ강원을

여행 삼아 휴가 삼아

부지런히 둘러봤다.


오후에 양산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푸는 둥 마는 둥 대충 던져놓고

다시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햇볕 촘촘한' 밀양역에서

KTX로 갈아탔는데


'어라~'

나의 창가 자리에

귀여운 꼬마 녀석이 딱 앉아 있었다.


룰루랄라 게임 삼매경에

빠진 채로.


나를 본 뒷좌석 엄마분이

꼬마를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데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하하하.

그냥 앉히시죠."


라고 말씀드렸다.


"저는 서울 종착역까지 가니까

걱정 마시고요."


한마디 더 보탠 후,

아예 앞뒤 가족석이 되도록 협조해드리고


난, 반대편 통로석에

앉았다.


그런데


"옷을 보니

교회 다니시네요.

이것 좀 드셔요" 라며


시원한 캔커피와

달달한 과자를 연거푸 주신다.


사양하려 했지만

거참,

주변 모든 상황을 감안해

"감사합니다" 하고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내려서 잘 먹겠습니다"하고

가방에 잘 넣었다.


지극히 작은 베풂이

도리어 큰 행복으로 돌아왔다.


*사족 : 우리 오누이는

달라도 너무 다르지만

또, 으레 닮은 구석도 있긴 있나 부다.

.

.

.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행복하고,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는 것보다

아름다우며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 헤르만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