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퉁이 돌 Feb 05. 2024

남자 나이, 만 45세

그렇게 하루가 지나

내 생일.


불혹(아니 불, 미혹할 혹) -

‘미혹되지 않는 나이’와

지천명(알 지, 하늘 천, 목숨 명)-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딱, 중간에 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옛 성인들의 수준이 나보다 배로 높았으리라!


나는 아직도 미혹되고

하늘의 뜻에는 닿지도 못하니.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차고 넘친다.


나를 아들처럼 여기시어

미역국을 끓여 오시는 교회 어머니가 있고


까칠한 딸이

아빠 최고라며 꾹꾹 눌러쓴 편지가 있고


바쁜 와중에도 집을 내어주고

한걸음에 모인 이웃들이 있고


언제든 나를 돕는 끈끈한 손길이

있기 때문이리라!


생일이 생일이 아닌 것은

'어차피 인생은 혼자일 것'이라는

캐캐묵은 내 아집이 집을 지을 때쯤


'절대 그렇지 않다'며 슬며시 다가와

다시 초원으로 나를 이끄는 세월의 가르침을 선물로 받는 날이기에 그러하다.

작가의 이전글 눈물의 영결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