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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퉁이 돌 Mar 19. 2024

하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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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의 시, 돌멩이 하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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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사이에

바람 한 점 없고 답답하여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

돌멩이 하나 되자고 했다

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멩이 하나


날 저물어 캄캄한 밤

친구와 나 밤길을 걸으며

불씨 하나 되자고 했다

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나 깜박이다가

새날이 오면 금세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 거냐고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

죽음 하나 같이할 벗 하나 있음에

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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