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타파 한강 플로깅 2.0 버전
기업체 입장으로 의료기기 채용 박람회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
취준생이 관심 기업에 지원하면 박람회(강원도 원주)에서 면접을 보는 구조였다.
약 서른 개의 기업이 참여하였고 강원도 소재 대학들과 연계된 행사였다.
기업체 참가를 결정하였지만 동시에 고민이 생겼다.
어차피 우리 회사 아무도 모를 텐데 과연 지원자가 있을까?
처음 참가하는 입장에선 어떤 분위기일지 몇 명이나 지원할지 예상하기 어려웠다.
원주까지 가서 시간만 날리고 아무도 지원하지 않은 회사로 망신 당하는 건 아닌가 걱정되었다.
회사의 현재 포지셔닝을 고려할 땐 면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무모해보였다.
면접은 차치하고 취준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박람회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회사와 차별화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어치파 우리 회사에 대해 잘 모를 테고 다른 회사와 비슷하게 따라간다면 승산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고민했다.
1. 남들은 정장, 우리는 티셔츠를 입는다.
예상하기론 기업체 대부분 '면접관'을 암시하는 정장과 같은 포멀한 의상을 입고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는 반대로 티셔츠를 입고 자체 제작한 티를 제작하여 입고 갔다.
메디원 핵심 키워드: [체외진단, 혈액검사, 의료기기]
핵심 키워드 3가지로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암시하였고 취준생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 노력했다.
티셔츠는 얼라이브에서 후원해주셨다.
2. 영상을 적극 활용한다.
필살기로 M7 모니터(일명 삼텐바이미)를 가져갔다.
사람들은 찰나의 판단으로 메디원 부스로 들어올지 말지 결정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캐칭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진입 부담감을 낮출 수 있도록 영상을 틀었다.
영상 셀렉은 최근 봉사활동으로 한강 플로깅(봉사활동)을 했던 영상을 선정했다.
한강 플로깅은 반복과 무기력에 지친 취준생에게 에너지를 넣어주기 위해 기획된 봉사활동이었고,
이번 채용 박람회에 가는 의미와 목적성에 정확히 부합하는 영상이라고 생각했다.
3. 취준생을 도와주는 3C4P 자소서 체크리스트
박람회 전날 얼라이브와 미팅을 하면서 최근 취준생의 3無 특징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3無 키워드: [무기력, 무관심, 무고정관념]
요즘 아이들은 이런 상황이구나를 간접적으로 접하니 세운 가설과 전략의 방향성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우리 기업 홍보는 뒤로하고 취준생의 고민을 듣고 도와주자!
취준생을 도와줄 수 있도록 자소서를 잘 작성하는 프레임워크를 정리하고 준비했다.
자소서 실수 체크리스트 또한 뽑아내어 3C4P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서 자주 하는 실수 내용을 정리해 주었다. 이것은 올해 영업 신입으로 들어온 친구가 이번 기획 방향을 듣고 체크리스트를 정리해서 줬다.
아침 7시 30분, 원주로 출발했다.
면접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에 면접 지원한 사람이 있을까 궁금했다.
가는 차 안에서 주체 측에서 부여해준 계정을 열어보았다.
두구두구두구두구
지원자 0명...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어차피 면접 볼 전략을 취하진 않았고 취준생들 도와주고 기업 브랜딩으로 가는 전략이기 때문에 마음을 다시 잡고 들어갔다.
처음 참가하는 오프라인 박람회인만큼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준비했을지 궁금했다.
다른 회사들은 큰 배너를 꺼내어 들어 설치할 때 살짝 위축되었다.
우리는 준비 기간이 짧아 A4 용지에 내용을 코팅하여 부스 내부 여거지기 붙였다.
하지만 오히려 남들이 하지 않는 좋은 방식이었고 화려해서 눈에 띄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10시~17시까지 약 50명의 취준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예상외로 꽤 많은 취준생들이 우리 부스에 들려주었다.
준비한 자소서 3C4P, 자주 하는 실수 체크리스트를 25장만 뽑아갔고
뽑아간 프린트물 다 소진하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예상보다 핫한 반응 때문에 현장에서 몇 30장을 더 복사하게 되었다.
부스에 여러 유입 미끼를 풀어놓아서 꽤 다양한 경로로 부스에 유입되었다.
자소서 쓰는데 도움 될 템플릿을 무료 배포에 끌려서 오신 분들,
면접왕 이형을 알고 있는 분들,
스티커 받으러 오신 분들,
회사 JD 내용을 보시고 채용에 크게 관심 가지신 분도 계셔서 너무 감사했다.
결과적으론 화려하게 마무리하였고 현장에서도 다양한 피드백을 들었다.
"여기 부스가 가장 화려해요." - 취준생
"자소서 체크리스트도 주다니 도움 될 것 같아요." - 취준생
"알바도 경험으로 살려서 취준에 도움이 될 수 있군요." - 취준생
"자소서 방향 정하는데 큰 도움 되었어요" - 취준생
"메디원이 무슨 회사인지 궁금해요" - 취준생
"여긴 왜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계속 와요?" - 옆 부스 인사 팀장님
온라인으로만 채용을 진행했었는데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도 재밌었다.
마지막으로 간단히 박람회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나누고 마무리하겠다.
박람회 좋았던 점,
1. 점심 도시락이 정말 맛있었다.
2. 커피 머신과 맛있게 세팅된 다과
3. 친절한 운영 요원들
4. 쾌적한 장소
박람회 아쉬웠던 점,
1. 회사 입장과 취준생의 입장이 조금 달랐다.
회사: 가서 면접 봐야지? 몇 명이나 지원했을까?
취준생: 회사도 잘 모르는데 어떤 회사들 있는지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가야지? 근데 갑자기 면접을 진행하니까 당황스럽네...
2. 의자 개수
요즘 아이들은 박람회를 혼자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최소 2명 많게는 6명까지 무리 지어 다닌다.
하지만 면접관은 의자 두 개, 취준생 의자 한 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취준생을 우리의 고객으로 여겨 우리는 면접관 의자 하나를 취준생 쪽에 배치하고 박람회를 진행했다.
강원KBS에도 짧게나마 방송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