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UX 단상 _ 02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소비한 사람의 리뷰(후기). 구매 후기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혹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의 고객 피드백의 형태로 노출된다. 구매후기만을 별도로 다루는 사이트들도 있는데, 그중에는 전문가 수준의 리뷰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리뷰들은 다른 사용자들에 의해 유용성 혹은 정확도를 기준으로 점수가 매겨지기도 한다. (Wikipedia)
상품을 구매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사용자 구매 후기(Customer Review)입니다. 최근 쿠팡 그리고 네이버가 상품 상세 페이지 하단에 있는 구매 후기 영역에 대해 개편 작업을 진행하였는데요. 커머스 이용자의 상품 탐색 과정에 필수적으로 노출되는 영역이기에, 그만큼 체감되는 부분이 꽤나 컸던 것 같습니다. 요즘 시대의 똑똑함을 뛰어넘어 집요하게 자신이 구매할 상품에 대해 꼬집어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사용자들에 발을 맞추려는 걸까요.
"무조건, 무조건 아주 그냥 최고예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상품평들을 쭉 둘러보다 보면 온통 만족 투성이의 최고의 상품평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상품이 뛰어나서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한 방향으로 치우진 긍정적인 상품평들은 사용자에게 오히려 불신을 가져올 수 있고, 더 나아가 큰 기대로 인한 큰 실망(?)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상품평이 긍정적인 부분들로만 채워져 있진 않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온라인 구매의 특성상, 긍정적인 상품평들로만 채워지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1.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처리를 한다.
2. 사용해봐야 평가를 할 수 있는 상품군이라면, 다시 들어와서 작성하는 것을 까먹었거나 귀찮다.
3.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Q&A를 통해 해결하려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설은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정답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는 블로그 리뷰를 통해서도 나타납니다. 블로그 리뷰는 초기의 엄청났던 순기능을 저버리고 마케팅 채널의 늪으로 빠져버렸습니다.
실제로 눈여겨보는 상품을 포털에 검색해 리뷰들을 찾아보려고 하면, 양질의 실제 후기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품의 장점만 나열해놓은 글들 투성이니까요. 이러한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최근 사용자 리뷰 시스템을 개편하는 사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쿠팡, 리뷰어 신뢰도 시스템
쿠팡은 최근 보도자료까지 돌려가며 상품평 개선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리뷰어 신뢰도 시스템'입니다.
1. 긍정/부정 상품평 BEST 최상단 노출
리뷰 영역 최상단에, '긍정/부정 상품평 BEST' 영역이 생겼습니다. 이는, 작성된 상품평 중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요'를 받은 상품평을 노출시켜주는 것인데요. 흥미로운 것은, 보통 베스트 상품평이라 함은 일방적으로 장점이 열거되어있는(혹은 장단점이 섞여있는) 글이었는데, 그 틀을 깼다는 것입니다. '긍정'과 '비판' 상품평을 동시에 나열함으로써 좀 더 사용자의 입장에서 상품평을 노출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셀러들의 한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네요)
2. 개별 평가 기준점 제공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상품의 특징에 맞는 기준을 선정하여 수치를 %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상품 평가 기준은 구매 후 상품평을 작성하는 페이지에서 노출이 되는데요.
이것이 제품 카테고리 별로 그룹을 만들어 적용을 시키는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되진 않았지만, 어쨌든 다수에 상품에 일괄적인 잣대가 아니라는 점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상품평을 작성하는 리뷰어에게도 많은 도움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상품평 인풋 박스에 작성에 도움이 될만한 질문들을 노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3. 리뷰어 랭킹
쿠팡은 본디 상품평 작성에 대한 리워드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커머스 중에는 상품평이 꽤나 활성화되어있는 쇼핑몰 중 하나인데요. 물론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참여를 독려하는 장치는 설치되어 있습니다. 쿠팡은 리뷰를 작성하는 횟수, 도움을 준 횟수 등을 합산하여 랭킹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랭킹은 작성한 리뷰가 상위에 노출될 수 있는 기준이 되고요.
커머스에서의 커뮤니티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콘텐츠 생산) 기능은 굉장히 힘듭니다. 특히 국내 서비스에서는요. 하지만 쿠팡은 리워드를 배제하여 사용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까지 하고 있으니 좋은 케이스로 보입니다.
4. 이미지 썸네일 모아보기
상품평 최 상단에 업로드한 이미지만 모아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여타 다른 쇼핑몰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만, 쿠팡은 이미지 썸네일을 좀 더 크게 키우고 주변 텍스트 등을 없애 사용자가 좀 더 확인하기 쉽게 구성해 놓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용자층이 많기 때문에, 인스타그램과 같은 심플한 UI의 노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네이버 쇼핑, 만족도 별 필터 기능 제공
네이버도 최근 들어 구매평 영역에 대한 UI 개선을 진행하였습니다. 크게는 상단 요약 부분과 만족도 별 필터링 기능입니다. 작은 부분이지만, 조금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보입니다.
1. Summary
기존 상품평에 대한 정보를 시각화하였는데요. 기존 상품평은 너무 텍스트 위주였다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요약된 정보를 노출하는 부분 또한 사용자의 행태와 연관이 있는데요, 뉴스 기사 혹은 페이스북 피드와 같은데요, 사용자가 읽기 시작하는 부분이 콘텐츠를 계속 소비할 것인지 아니면 이탈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품평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시판 형태로 쭉 나열되어 있는 텍스트를 2페이지, 3페이지까지 넘겨가며 인내심 있게 볼 수 있는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2. 만족도 별 필터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필터 기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상품평에서도 드롭박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눈에 띄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용성도 불편해 활용성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개선된 UI는 상단에 사용자가 보고 싶은(긍정 혹은 부정) 리뷰를 골라볼 수 있도록 하여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내용 전달이 가능해졌습니다.
마치며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징동과 티몰 같은 대표 이커머스 서비스를 보고있노라면, 참으로 부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곳이 상품을 파는 커머스인지, 제품에대한 정보를 주는 콘텐츠 서비스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자발적인 리뷰로 후기를 생산해 내는 것은 중국의 커머스들도 빼놓을 수 없죠.
온라인 커머스는 당연하게도 다른 사용자들의 상품평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판매하는 사람이 백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나와 같이 구매하는 사람의 한마디가 훨씬 더 효과적인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쌓이고 쌓인 수많은 데이터들을 사용자에게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단순히 '이상품이 만족도가 높아요'라는 데이터를 10번 보여주는 것이 사용자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사례는 이 명제에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라고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