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게도 언제나 멀리서 시작된다.
닿지 않을 줄 알았던 장면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감정과 나 사이의 거리를
짐짓 가늠해 보게 된다.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불편해진다.
괜히 시선을 돌리고,
괜히 아닌 척을 하게 된다.
솔직해지기엔 조금 민망한 감정이기에
회피하듯 늘 한 발쯤 뒤로 물러나 있었다.
한때는 애써 부정하려 했다.
비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애석하게도 없애려 할수록 더 또렷해진다.
모르는 척 지나치기엔
마음에 너무 오래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부러움과 나 사이에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밀어내지도, 껴안지도 않고
그저 바라보는 거리.
그 감정이 나를 설명하지는 않지만
분명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사실만은
인정하기로 했다.
어쩌면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조용히 알려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남의 삶이 반짝여 보일 때마다
나의 빈자리가 더 또렷해지는 건
아직 채우지 못한 마음이
분명 존재한다는 뜻이니까.
요즘의 나는
부러움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려 한다.
너무 가까워지지도,
너무 멀어지지도 않은 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걷는다.
언젠가 그 부러움이
나를 깎아내리는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방향을 가늠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나는
부러움과 나 사이의 거리를
조심스럽게 재어본다.
그 거리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아직은 느린 속도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들려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