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마음의 봉합선

갈등은 실패가 아니라 성숙의 문턱이었다.

by 구미어리

마음이 둘로 나뉘던 밤이 있었다.

한쪽은 익숙함을 붙잡고,

한쪽은 아직 가보지 않은 방향을 오래 바라보던 밤.


그때 나는

흔들리는 내가 싫었다.

왜 이렇게 쉽게 갈라지는지,

왜 단단하지 못한 지.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서야 알았다.


금이 간 것은

부서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쪽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갈등은

나를 망설이게 한 일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선명하게 드러내는 일이었다.


쉽게 고를 수 없었던 건

내가 미숙해서가 아니라

둘 다 진심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답을 찾았다기보다

나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상처처럼 보이던 선은

어느새 조용히 이어져 있었다.

티가 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이제 나는 안다.


갈등은 실패가 아니라

성숙의 문턱이었다는 것을.


문턱은 넘는 순간보다

서성이는 시간이 더 길다.

그리고 그 망설임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깊어진다.


갈라진 마음의 자리에

남은 이 봉합선은

흉터가 아니라

내가 지나온 방향이다.


나는 오늘도

완벽해지지 않았지만,

조금 더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주 조용하게.

아주 은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