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둘로 나뉘는 밤

갈등은 선택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소중해서 생긴다.

by 구미어리

밤은 유리잔처럼 맑았고

그 안에 담긴 생각들은

천천히 흔들렸다.


커튼 사이로 스며든 바람이

빛의 가장자리를 건드리자

방 안의 그림자들이

조용히 방향을 바꾸었다.


마음에도 그런 순간이 있다.


아주 미세한 기류 하나에

결이 갈라지는 때.


한쪽은 아직 따뜻한 체온을 품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이름 모를 별빛을 따라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둘은 서로를 닮았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지는 않았다.


나는 그 사이에 서서

물 위에 뜬 달을 바라보듯

두 개의 마음을 번갈아 비추어 보았다.

손을 뻗으면 사라질 것 같고

가만히 두면 더 또렷해질 것 같은

아슬한 반짝임.


쉽게 고를 수 없는 건

어느 쪽이 더 옳아서가 아니라

어느 쪽도 잃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밤은 아무 답도 주지 않은 채

은빛 숨을 길게 내쉬었다.

두 갈래로 나뉜 마음은

그대로 한 몸 안에서

서로의 온도를 나누고 있었다.


내일이 오면

이 파문은 잦아들지도 모른다.

혹은 더 깊은 물결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그 경계 위에 서 있다.


별이 지워지지 않은 하늘처럼

흔들린 채로도

완전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