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핸드폰 앨범엔 사진과 영상들이 쌓여
1TB의 용량에도 저장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무엇 하나 버리기 아까워 하는 성격은
작은 것에도 괜한 의미를 부여하며
방구석을 좁아터지게 만든다.
평생동안 바꾸지 않고 그대로인 번호 탓에
이제는 모르는 번호들도 물갈이가 되지 않아
카톡 메신저엔 아무리 봐도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싫은 소리 할 줄 모르고 대놓고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은
나약하고 부질없는 인간관계로 그 마음을 대신한다.
하물며 이사를 갈 때에도 비움의 미학이 필요한데
비워내는 법을 알아야 이 돌덩이같은 마음이 떠오를텐데
‘추억’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나를 붙잡는다.
디톡스는 죽어라 목을 메고 할거면서
아직 곁에 두고 싶은 희망은 정당방위라며
자기합리화를 해댄다.
추억은 다시 떠올릴 수 있음에 아름다운거라고..
희미하게 옅어져가는 모양들을 붙잡고 쓰다듬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