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취미 중 하나는 노트와 펜을 사 모으는 것이다.
물론 소소한 취미이니
몰스킨 같은 비싼 노트는 아니다.
다이소나 아트박스에서 파는 예쁜 문구들이다.
나는 나만의 공간이 작은 노트인 것 같다.
펜들은 그저 내 옷 같고, 내 신발 같다.
색색의 브랜드별 펜을 필통에 채워 넣는다.
소소하고 낭비 같지만
그거 하나만으로 살짝 기뻐진다.
나는 나를 기록하고 싶은 게 아니다.
좋은 문장을 남기고 싶은 것도 아니다.
가만히 앉아 노트 위에 의미 없는 선을 긋고,
의미 없는 것의 이름을 적어 보는 것.
그저 그게 즐거울 뿐이다.
하루 종일 의미를 만들어야 하고
내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삶 속에서
아무 의미 없는 선 하나로
나는 숨 쉴 곳을 만들어 낸다.
결과를 따지지 않는 시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