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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가는 산소포화도

얼마나 살까..



저번 응급실을 마지막으로 끝을 알 수 없는

입원이 시작되었다.


3주가 넘어가는 입원기간 동안

일주일은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있었기에 기억조차 나질 않았고

2주 차에는 통증으로 소리를 지르면

마약성 진통제(모르핀) 투여를

하면 진통 잡는다고 고생을 했다.


3주 차가 지나는 시점에서는

많이 좋아져 진통제 용량을 줄이고 있고

전에는 진통제가 과다투여로

몽롱한 생태로 자기면하고 일어서지 못해

침대에 붙어있어 여기저기 욕창이 생기며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혼자서

일어날 수 있게 되었고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있다.

다리에 부종이 심하게 생겨 조금은 힘들지만

통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3주 동안에 아주 큰 변화가 생겨났지만

또 갑작스러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게

되면서 잘 때는 산소호흡기를 끼게

되었다. 작은 이벤트는 이제 무섭지 않다.

제일 무서운 거 내가 언제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질까.. 인사는 다 할 수 있을까

그게 제일 걱정이다.

하루에 한 번씩 병원으로 찾아오는

남자친구에게 너무나 큰 감사함을 느끼며

모든 수발을 들어주고 있는 우리 엄마에게

엄청나게 불효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들 때도 있지만 버텨야 한다.

꼭 좋아져서 지금의 불효를 만회할

기회라도 잡아야 한다.


4기 암환자들은 모두 다 그렇듯

하루하루 살얼음판이고

먹은 것조차 마시는 것조차 조심해야 하고

희망과 마지막을 둘 다 품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커질 때도 있지만

그것조차 버터 야한다.


만약 아주 만약에 내가 죽더라도

부모님과 남자친구 그리고 내 동생

모두 슬픔이 짧기를..

빨리 잊고 빨리 자기 생활에 다시

적응해서 다시 웃고 즐기기를

힘든 일이 아니라 좋은 일만 가득해서

내가 기억에 안 날 정도였으면 좋겠다.

난 날 기억 못 해도 좋으니 나를 위해

힘들고 같이 버텨준 가족과 남자친구에게

나를 보낸 후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참 미안했고 고마웠고 사랑했다.

이 말 3가지로는 표현이 안될 정도..


마지막을 바라보는 4기 환자 보호자분들

정신 있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길 바란다.

나는 24시간 상주보호자로 있는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아직 시간이 있겠지 하면서 미루고 있지만

요즘따라 그렇게 길지 않다는 걸

느껴서 그런지 더 자주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의 시간이 조금 더디게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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