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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

줄어드는 약들



입원한 지 오래될수록 정신이 피폐해진다.

약에 매일 취해있어 눈도 잘 보이지 않고

어질어질 거리며 잠은 계속 오고

무기력하다.


글을 올리려니 글을 매끄럽게 적지 못할까 봐

조금 조심스럽다.

나의 상태를 내가 정확하게 적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최대한

내가 느끼고 버텨왔던 시간들을

직접 적어 내려 가는 게 맞는 거 같다.

그래도 처음과 다르게 몸이 좋아져

진통제 용량도 많이 줄었고 오늘은

항생제 1가지를 뺐다.

좋은 결과인거겠지?

집에 갈수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한다.



지금 나의 상태는 간단한 화장실 가는 것

빼고는 휠체어가 필요하지만

이겨내기 위해 매일 병원에 찾아와서

휠체어로 하루에 4~5번이나 9층에서

1층까지 왔다 갔다 해주는 남자친구

너무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번거로울 텐데 짜증 한번 안 내고

지금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자체로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남자친구...

이렇게 마음이 이쁜 사람을

두고 어떻게 가나..

하루라도 안 보면 보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친구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인데 왜 아플까..

가끔씩 원망을 하긴 하지만

이겨낼 거다 날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구독자분들과

가족과 남자친구를 위해 꼭 이겨내서

집에 돌아갈 거다.

그래서 꼭 다시 남자친구와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그 기간이 길지 않더라도

한 번이라도 집에 돌아가고 싶다.

내 몸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링거와 호수 다 빼고 씻고 싶고

남자친구와 편하게 안고 자고 싶다.


매일매일 그런 생각을 하며

희망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4기 암환자분들은 다 힘들겠지만

모두 포기하지 않으면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거란 기대를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 파이팅




난 오늘도 아직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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