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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가기 전 단계

집으로 가자



난 지금 울산대학교 병원에서

호스피스 전 단계 병실에서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을 지내고 있다.

교수님 말대로 라면 호스피스 가기 전

바로 넘어갈 수 없고 집에서

가정호스피스 겸 2~3일 정도 있다가

와야 하는데 집에 가기 하루 전

모르핀과 마약성 패치로 바꾸는 단계에서

섬망증세가 심하게 왔다.

병원에서 맞던 진통제 양이 많다 보니

교수님이 마약성진통제의 제일 높은 단계를

붙여서 내 몸에서 받아주질 않아

하루에 5분마다 혈변과 점액변을 보고

구토를 하며

하루종일 몽롱한 상태에서 그날 상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답답하고 다 달려있는 호수를 뜯어버리고 싶은 욕구 같은 거 심했다.

결국에는 패치용량을 반으로 줄이니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그렇게 집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날리고

다시 시작한다

패치는 그대로 지금 맞고 있는

진통제 양도 스스로 줄여가야 한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주구장창 맞은 진통제를

한 번에 줄이기에 벌써 중독단계가 와버린 것처럼 조금만 아파도 진통제를

찾는다. 자신과의 싸움..

이겨내야지 언제나 그랬듯이

요즘 진통제 문제로 많이 싸우는

남자친구와 나

남자친구는 진통제에 취해 몽롱한

나를 보기 힘든데 내가 그걸 인지하지

못했다... 내 욕심으로 주변사람을

힘들게 할 수 있단 걸 다시금 깨달았다.


드디어 교수님이 다음 주에 다시

집으로 갈 준비를 하자하셨다.

이번에는 꼭 집으로 갈 수 있기를

그리고 내 욕심으로 다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할 일 만들기 않기.


난 아직 미성숙한 사람이 생각된다.

오늘보다 내일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내가 바라는 일 모두가 바라는 일

이루고 생기길...

지금 내가 할수있는건 병실 밖을

보면 기도하는거 뿐이라 구독자분들께

미안할 따름이다..


나를 위해 응원하고 기도 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기적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세상에 모든 암환자분들은 많지만

나만 기적을 원하는 게 아닌

모든 분에 기적이 함께 따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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