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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나를 죽이는 암과 나를 살리는 너
Sep 27. 2024
익숙해져 가는 통증 그리고 항암중단
희망, 실패 후 또 다른 희망
양쪽 난소를 제거하고 더 이상 쓸 수 없는
짧았던 나의 2차 항암제
마지막 남은 항암제조차 나에게
효과는 5%...
교수님은 나에게 효과도 거의 못 보고
길게 쓰지 못하지만 해보겠냐고 물어보셨다.
난 교수님에게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했고
일주일 후 외래에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항암을 중단하고 지금 상태로는
6개월.. 젊은 사람들은 8개월까지 본다고 하셨다.
소견서를 적어줄 테니 임상을 할 수 있는
큰 병원을 가보라고 하셨고 난 나에게 맞는
임상을 찾기 위해 메이저 병원에 전화를 돌렸다.
하지만 총 7군데 병원에서 전원불가..
전공의 파업으로 타 병원 환자를 받아줄 수 없다,
외래예약을 잡아줄 순 있지만 타 병원은 돌려보내는데
예약 원하냐는 차가운 목소리에
난 다시 한번 무너졌다.
우울도 잠시 내가 이렇게 무너질 사람인가
마지막으로 전화한 칠곡경북대 병원에서
드디어 날 받아주셨고 친절한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임상을 하기 위해 조직검사와 유전자검사를
맡기게 되었다 2주 후 결과가 나온다는 말에
임상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세상이 달라 보였다.
2주 후 칠곡경북대에서 걸려온 전화...
나의 위조직으로는 조직검사와 유전자검사가
불가하다는 전화 한통
검사결과가 나와야지만 임상이 가능한데
그것조차도 안된다니..
하지만 교수님께서 포기하지 말고 난소조직으로
다시 한번 시도해 보자고 하셨다.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시도해주신 교수님께
너무 감사했고 난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보려고 한다.
마지막 희망..
교수님이 말해주신
지금 나의 상태는
복막에 있는 암으로 복수가 차기 시작했고
대장, 소장, 직장 전체로 입구가 좁아지고
장유착이 시작되고 있으니 점점 음식섭취가
힘들고 변을 보기 힘들어 복통이 생길 거라고 하셨다.
아직 음식섭취는 가능하지만
변을 보기 힘드고 식후 복통이 생기기 시작했다.
첫 진단 후의 희망이 불안으로 바뀌고 또다시
원망으로 바뀌었다, 난 다시 희망한다.
점점 악화되어가고 있는 나의 상태에
불안감이 생겨 우울증 약과 수면제 진통제
약은 계속 늘어나고 약에 대한 부작용으로
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또 다른 약이 늘어난다.
이젠
나약해지는 내 모습이 낯설고 어색하다.
전에
건강했던 내 모습이 점점 잊혀가고
통증에 익숙해져 가는 나의 모습
하지만 이겨내고 싶다.
이겨내서 다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
이번 조직검사 결과가 좋기를..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직 주지 못한
사랑이 너무 많이 남아서 큰 미련이 남는다.
조금만 더 기회를 주셨으면..
내일은 오늘보다 통증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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