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자만이었을까?
이번엔 자신감이 맞았었는데.
회원들이 날 믿고, 동료들이 날 따르고
나 또한 그들을 실망시킨 적 없었다.
"내가 하면 잘할 거야."
진심이었다.
그래서 빚을 냈다.
두려웠지만, "나니까 할 수 있는 일이야."
이론도 완벽했다.
상권 분석, 고정비 최소화, 감성 넘치는 인테리어와 헬스기구
어제까지도 성공하는 내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이 오지 않았다.
사람이 안 와서
시기를 탓했다.
"아직은 겨울이라 그런 거야."
날이 풀려서
세상을 탓했다.
"요즘 나라 분위기가 워낙 뒤숭숭하니까."
그리고 오늘은
나를 탓했다.
언제쯤 탓을 멈추게 될까.
이 시기만 지나면, 이 계절만 바뀌면,
빚을 다 갚고 차도 바꿀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10년 된 중고차마저 뺏기게 생겼다.
건물주에게 월세 미뤄달라 문자 하나 쓰는 데는 뭐 이리 오래 걸리는지.
오늘 아침에는
가슴에 칼을 스무 번 꽂히는 꿈을 꿨다.
흉몽이다.
그래도 나는 아무 일 없는 듯
로또방으로 향한다.
맞다.
지금 내 인생은 실패 그 직전이다.
그런데도 나는 오늘 하루를 보람 있었다고 착각하는 중이다.
누군가는 아직도 나를 성공한 사람이라 생각하겠지? 그렇게 믿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에너지조차
곧 고갈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성공하지 않았지만,
곧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
정신승리라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