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나칠 수 있을까
집 앞의
떡볶이 집
오늘도
나름 산다고 살았지만
결국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겠군
급히 먹은 점심탓인가
왠지 답답한 가슴
붉디붉은 정열의 고추장
용암처럼 끓고 있는 그 속에
내 살덩이 같은 떡
바늘처럼 날카로운 꼬지로
집어 들어 삼키면
집에 들어가
마누라 아이들에 들키기 전에
풀릴까 이 가슴
한 때
어느 이름 모를 물고기였다가
지금은 새롭게 태어나
사람들의 식어버린 마음을 덥혀주는
뜨듯쫄깃 어묵처럼
누군가를 위로해 줄만큼
달라질 수 있을까
아...
지금 삶이 끝나면
누군가에게 불리워질까
종이컵 보다
항상 더 너그러운
항상 더 풍요로운
국자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본다
PS
사장님
국물 좀 더 주세요
김군
이천 원짜리 떡볶이 먹으며
생각이 너무 많아
그냥 먹어
튀김도 좀 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