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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FP는 좋은 부모가 될수 있을까?

좋은 부모가 되기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엄청나게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기준/철학을 지속적으로 지켜나간다는 데에 있는  같다.


나로 말할것 같으면 내가 세운 기준도 매번 잊어버리고 새로 세팅하는 엄청난 건망증의 소유자인데다, 뭔가에 꽂히면 미친듯이 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열정이 지속되지는 않는, 한마디로 충동적이고 끈기 없는 인간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괜찮은 대학과 회사에 다니며 그럭저럭 살고 있는 것이 참 다행이랄까?


그건 내 인생이니, 나 스스로가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내 성격에 대해 불만은 없기에 괜찮은데, 이게 부모가 되면서 내 성격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나와는 꽤나 다른 스타일의 아이를 키우다보니 더더욱…


외국계회사에서 일하며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유럽스타일의 토론 중심 문화 (토론하느라 일이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지만…ㅎㅎ)를 좋아하게 된 나는 아이도 외국스타일로 자유롭게 키우겠다라고 생각해왔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이나 입시 위주의 불필요한 경쟁에 나의 아이를 밀어넣을 수 없다라고도 생각했고, 워킹맘으로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보니 대신 사랑을 많이 주겠다며, 학원도 니가 가기 싫으면 끊어라, 숙제도 니가 하기 싫으면 하지마라, 대신 그 책임은 니가 져라, 등등 굉장히 오냐오냐 아이를 키워왔다. 오은영 박사나 여러 다른 육아서에서도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게 중요하고 등등…그랬기 때문에 아이 위주로 삶이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란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것만 하려고 하고, 끈기도 없는 것 같은 모습을 볼때마다 내 방식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최근 하정훈 선생님이나 조선미 박사님의 컨텐츠를 보면서 아이에게는 좌절도 필요하고 제약도 필요하고, 특히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일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하고 억지로라도 지켜야하는 룰이 있다는 것도 배워야 한다는 점들이, 내 아이의 최근 행태(?) 를 보면서 굉장히 와닿게 되었다.


이런 부분들을 또 매일매일 지속적으로 적용해야한다는 것이, 나 스스로도 제멋대로인 인간인 나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예를 들면, 하기 싫어도 해야한다, 자기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중간에 금방 바꾸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라는 규칙을 정했다고 하면, 어디까지 그 규칙을 적용해야 하는가를 잘 모르겠다. ㅎㅎㅎ 예를 들어 학원은 니가 골랐으니 최소 열번은 다녀보고 끊던지 말던지를 결정해라 라는 것은 알겠는데, 자두를 먹는데 맹탕인 자두를 골라서 한입 베어물고 안먹고 다른 것을 먹겠다고 하면 그것도 니가 고른 거니 맛없어도 끝까지 다 먹어라 라고 해야하는가 이런 자질구레한 결정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하…챗 GPT도 이런것까지 다 알려줄수 있으려나? 누군가가 매일 옆에서 알려주면 좋겠다…


영어 공부도 그렇다. 영어를 열심히 할때는 국어 문해력이 중요하다는데…하면서 국어책도 읽어라 들이밀고, 국어책을 열심히 보니 또 영어가 안느는것 같아 걱정인 나는 정말 줏대없는 엄마 아닌가.


얼마전 학원의 Trimester report가 나왔는데, 학원의 3개 레벨 중 중간반에 들어간 아이는 성적 네개 등급 (advanced 11-12, secure 9-10, developing 7-8, improvement needed 5-6) 중 developing이 나왔다. 다행인 건 리스닝이 8, 스피킹이 7.6, 리딩이 7.4, 라이팅이 7.2 순으로 방향성에는 맞게 가고 있다는 점. 그런데 이게 원래 가진 능력으로 하고 있는것 같고 뭔가 학원을 다니는 만큼 늘었는가? 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영어 유치원을 다닐때는 그래도 집에서도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단어도 영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오히려 한국어로는 단어를 모르고 영어로만 알아서 걱정했었지..쓸데없이 ㅎㅎ) 초등학교에서 한국어로만 이야기하다보니 집에서는 거의 영어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아이 스스로도 영어가 삶에서 왜 필요하지? 하고 자꾸 되묻는 경우가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어떻게 해야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영어 다 커서 배웠지만 외국계에서 먹고 살만큼은 하는데, 사실 네이티브처럼 더 잘했다면 더 재밌고 즐거운 삶을 살았을것 같긴 하다. 그런데 커서 배웠지만 이정도로 영어를 하게 된것은 국어가 탄탄했기 때문이었다. 수능 국어 엄청 어려웠던 시절 시험을 엄청 잘쳐서 그 빨로 원했던 대학을 가게 된 나이기에 ㅎㅎ


그래서 새로운 육아서를 빌리러 간다…책에 답이 있을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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