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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기간에 느끼고 생각한 것들 - Part 1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벌써 9월이 되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이제 올해도 4개월만 남은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행복했던 육아휴직+휴가 6개월이 모두 종료되었다. 만 나이 38세, 40세를 앞두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 아이는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에 대해서 나만의 철학/원칙을 세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6월까지만 글을 썼었는데, 7,8월은 아이 방학이다보니 더욱 바쁘게 보냈기 때문이다. 방학이 6주나 된데다 동네를 떠나있는게 좋은 상황이 겹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휴직 6개월의 마지막 2개월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여행을 많이 계획했다. 부산, 푸켓, 하와이 3번의 여행과 학원들, 친구들과의 모임 등 여러 새로운 경험을 어레인지하고 실행하고, 바쁜 여름 방학이었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육아휴직 전의 나의 아이와 후의 아이를 비교해본다면, 정~말로 많이 성장했다. 불안은 줄었고 자신감은 늘었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용기도 늘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불편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flexibility도 더 늘어났다. 나는 아이가 수학을 얼마나 더 잘하고 줄넘기를 몇개 더 잘하게 되었는지 같은, 겉으로 보이는 성장에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다. 이 아이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가져야하는 삶의 태도나 정서적인 기반이 얼마나 성장했는가에 관심이 더 있는데, 딱 그 부분에서 아이가 많이 성장해주어 정말 감사하다. 엄마가 옆에 있어주고 (매일 지지고 볶지만, 그래도 엄마라는 존재가 매 순간 옆에 있어준다는 것은 아이에게 든든한 심리적 기반을 주는것 같다.), 너무너무 좋으신 1학년 담임 선생님을 만나 학교가는게 방학보다 좋다고 하고, 친구와 가족들과 재미있게 놀았던 경험과 기억으로 이렇게 성장할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휴직을 통해 아이 교육, (교육하면 study의 느낌이 너무 드는데, 양육이 맞으려나? nurture 가 더 맞을것 같다) 아니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나의 principle을 세울 수 있었다.

아이는 경험을 통해 자란다: 학원에서 배우는 많은 것들도 도움이 되지만,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힘은 경험을 통해 더 배울 수 있었다. 여기서의 경험이란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리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체험하는 것’ 이었는데, 많은 경우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그러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단호한 원칙이 필요하다: 이전 책 리뷰에서도 썼는데, 그랬구나~ 식의 무조건적인 공감과 지지도 중요하지만 부모로서의 단호한 원칙이 아이에게 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사실을,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런데 이건 항상 일관성이 있고, 아이도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고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부모의 더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다. 내 인생 드라마 Ted Lasso에서 나온 부분인데, 욕쟁이 삼촌이 조카를 봐주는 장면에서 “Uncle Roy, can we have icecream for dinner?”라고 아이가 묻자 삼촌이 “No, that’s dumb”이라고 얘기하는데 아이가 대답한다. “You are right, thank you for helping me set boundaries.”라고 대답한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상적인 상황이지만 결국 부모는 help them set boundaries를 해야하는 것이다.

아이는 말보다 부모의 행동을 통해 배운다: 이것도 다른 글에서 썼었지만,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아이는 결국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느냐를 보고 배울 뿐이다. 어려움이 닥쳤을때 피하는지 아니면 방법을 찾아보는지, 내 예상/계획과 다른 일이 발생했을 때 일단 불평부터 하고 보는지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는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져서 삶을 수동적으로 살아가는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개척하려고 하는지, 등. 이 또한 부모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세우는게 더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를 아이로 대하지 말고 한 가족 구성원으로 동등하게 대하자: 이것 또한 나의 인생드라마 Ted Lasso에서 나온 내용이다. 중학생이 된 god daughter를 잠시 맡아주게된 여자가 아이를 위해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정작 모두 다 큰 아이에게는 맞지 않는 액티비티들 뿐이었다. 해서 고민을 상담하자 위의 Uncle Roy가 조언해준다. “Look, most adults think kids need to be constantly entertained. It’s bullshit. I didn’t need fucking parade every day growing up, did you? Truth is they just wanna feel like they’re part of our lives.” 그리고는 자기 조카에게 자기 발 치료하는데 같이 갈거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엄청 좋아하면서 따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니 아이를 키우는 것이란 별게 아니었다. 그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명확한 삶의 원칙을 가지고, 나의 아이가 가졌으면 하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삶을 살되, 아이와 더 많이 함께 놀고(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노는것) 삶의 더 많은 순간을 함께 살아가는 것, 함께 여행하고 함께 경험하며 같이 성장하는 것. 나도 부족한 인간이면서 작은 아이라고 설교하고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것. 그냥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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