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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독서

복직 이후 새로운 루틴에 몸을 적응시키느라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긴 추석연휴 덕분에 9월 말~10월 초 책을 몇권 읽을 수 있었다.


서울 라이프 스타일 기획자들

현재 회사에 다니면서 공간, 인테리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기게 되었는데 ‘오프라인 리테일’의 현재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고, 나 또한 나중에 이런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특히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더욱)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리테일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고민도 같이 해보게 되기도 했고… 재미있었던 내용은 ‘오프라인은 곧 복지’라는 저자의 생각이었다. 오프라인 상점이 없어지고 물류 창고나 주차장만이, 편의점 불빛만이 존재하는 도시라면 어떻겠는가 하는 부분, 늘 같은 자리에서 빵 냄새를 풍기는 빵집이 동네 주민에게 주는 안정감, 쿠팡에서 새벽배송으로 준비물을 살수 있지만 가끔은 아이와 함께 문구점에 들러서 작은 물건을 고르는 데서 오는 행복, 이런 것들이 복지가 아니냐는 의견이었는데 매우 공감이 되었다. 이제 오프라인은 상품이 아니라 정서를 팔고, 매출이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오프라인을 운영하고,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회사원으로서의 나의 미래를 그려볼때 언젠가는 오픈할 치킨집 같은 오프라인 비즈니스밖에 생각이 안나는데, 치킨집 대신 어떤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좋을지 좀더 생각해보게 된 좋은 책이었다.


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교육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서 그런지, 읽는 책마다 내용이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이상적으로 책만 읽고 그대로 하고 있는건 아닌지…현실은 스카이캐슬이라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하는 불안이 늘 머릿속 어딘가에 깔려있다. 하하하하하…

이 책도 나의 생각을 재확인 시켜주는 책이었는데, 좋은 말들이 많았지만 그간의 다른 책들과 비슷해서 살지말지는 고민 중이다.

“아이들이 온실 속 화초로 자라나지 않도록, 조금은 거칠게 키울 필요도 있다.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튼튼한 마음을 가지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실수와 실패의 경험이 풍부해야한다.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실수해서 속상해할 때, 오히려 칭찬과 격려를 해주자. 이런 경험들이 아이들의 건강한 삶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긴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을 이제 막 시작한 아이들에게 무작정 빠르게 뛰기를 요구하다가는 큰 탈이 생길 수 있다. 평생 해야만 하는 공부에서 행복을 찾을 학습 감각을 기르는 것, 아이와 부모가 함께 골몰할 과제다. 학습 감각은 학원에서 기를 수 없다. 아이의 삶 속에서, 집에서 엄마 아빠와의 끊임없는 소통에서, 세상을 향한 탐구심 속에서 키워나가야 한다.”

“한국 아이들은 피아노를 배울 때 항상 체르니 몇번까지 배웠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나는 영국에서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때 바이엘, 체르니 등의 진도를 언급하는 대신 좋아하는 곡, 작곡가, 음악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다. 우리는 아이들이 배움의 결과보다 배움의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미경의 마흔 수업

마흔을 앞두고 40대를 어떻게 살건인가를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고 다양한 가능성들을 explore해보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자기계발 강사의 흔한 자기계발 책이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좋았다. 어떤 분야에서건 1타 강사가 되는 데는 이유가 있구나, 직접 경험하기 전에 함부로 저평가하지 말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좋았던 부분 기록.


함부로 인생을 정산하지 마라

“많은 40대들이 40대가 되면 경제적으로도 안정되고 커리어도 정점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러나 60을 살아보니 이제야 알겠다. 40대를 충실히 살아내면 진짜 게임은 50대에 시작된다는 것을. 내가 부족하거나 못나다고 결론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 40대는 그간 고생해 만든 구슬을 가지고 아름다운 목걸이를 만들어야 할, 한창 더 커야 할 시기다.”

“59세까지 이룬 것들이 100세까지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그러니 인생을 지탱할 수 있는 건강과 체력, 매달 쓸수 있는 돈, 100세까지 살고 싶은 집, 자존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위치,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취미, 품위있게 나이 들수 있는 가치관과 철학까지, 인생 계획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나는 꿈을 중심으로 생애주기를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20세까지는 유년기, 20~40대까지는 첫번째 꿈을 가지고 뛰는 퍼스트 라이퍼, 50~70까지는 두번째 꿈을 가지고 뛰는 세컨드 라이프, 그리고 80세부터 100세까지가 노후다.”


그리고 실제로 이분은 60에 해외에서도 강연을 하고 싶다며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실제로 그 꿈을 향해 가고 있었다. 대단 대단…


투자가 도박이 되지 않으려면

“교육비는 아무리 많아도 가계 예산의 30퍼센트를 넘어서는 안된다. 그 정도 투자로 알아서 공부하고 성장하는 아이가 진짜 인재다. 예산의 90퍼센트를 써야 잘되는 아이는 공부로 성공할 인재는 아니다. 돈으로 잠깐 인재처럼 보이게 할수는 있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

“신기한 것은 교육비를 쏟아부으며 애지중지 키운 자식보다 돈 안들이고 자기 힘으로 큰 자식이 나중에 부모를 더 챙기고 효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자기 힘으로 큰 아이일수록 자존감이 높아 부모의 힘이 부치면 자신의 힘을 나눠 쓸 줄 안다. 그러나 돈을 많이 들여 키운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통제당한 시간이 긴 만큼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낮다. 그러니 나이들어서도 부모에게 기대고 계속 받으려고만 한다.”


“평생 옆에서 보고 배우며 힘들 때마다 꺼내 쓸수 있는 삶의 태도, 부모다 아이에게 줄수 있는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 부모로부터 마음의 선물, 태도의 선물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삶을 살아가는 표준이 다르다. 부모의 노릇이 ‘무엇’이 아닌 ‘어떻게’를 물려주는 것이라면 우리는 아직 성실히 멋지게 살아내야 할 시간이 충분하다. 나이들어 부모로 사는 시간도 하루하루 빛나게 살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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