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HIFT
해결중심 접근에서는 가족을 이해하고 아동이 포함된 가족상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모와 아동에 대해 몇 가지 가정을 전제로 둔다. 이 전제는 교사에게도 유용하게 적용되고 활용될 수 있는 지침인데, 부모와 교사가 아동의 중요한 주변인이라는 전제 하에 부모를 교사로 가정하면 학교 장면에서 유용하게 활용 가능하다. 아동과 부모에 대한 해결중심 접근의 전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해결중심 접근은 부모와 자녀가 그러하듯 교사와 아동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교사는 학생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싶어 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 하고,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내 학급 아이에 대한 좋은 피드백과 괜찮은 아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자신의 학생들이 재미있고 즐거워할 순간을 가지기를 바라고, 성취를 느끼기 바라며, 그들의 미래가 희망적이기 바란다고 본다. 또 교사들은 학생들과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어 하며, 아이들에게 자신이 좋은 선생님이기를 바란다고 전제한다. 학생들 또한 교사나 부모와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아이들은 교사나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며, 자신으로 인해 부모와 교사가 기뻐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제한다. 또 아이들은 가족이나 학교 사회의 성원으로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길 원하며, 사회에서 맺는 구성원들 즉 친구들이나 가족으로부터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그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특성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며, 놀라운 일을 함으로써 가족이나 학급 구성원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인정받게 되는 순간을 원한다고 가정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쉽게도 교사는 학생의 마음에 내재된 이러한 전제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학생을 사랑하는 애틋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한 채 성급하게 아이들에게 조언하고 간섭하고 가르치려 드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상담 컨설테이션에서 참여한 교사들의 사례를 보아도 교사와 아동은 서로 숨은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오해와 갈등을 반복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동의 문제행동을 교사가 가진 문제 중심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게 되면 둘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진짜의 마음을 나타내는 훈련이 덜 된 모습은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일어난다. 어찌 보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 진심을 보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해결중심 교사 상담 컨설테이션을 진행하다 보면 의외의 순간들이 있는데, 교사에게 아동의 행동과 말 뒤에 숨은 의도, 숨겨진 마음을 읽어주었을 뿐인데도, 그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호전되는 것 같은 때다. 어떤 경우 교사가 아동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효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한다. 아동에 대한 마음은 걱정이지만 학생에게 말을 할 때는 비난이나 꾸중 같은 방식을 쓴다. 그럴 때도 교사 자신이 아동에게 원하는 바는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선생님의 걱정스러움과 염려를 전달하는지 짚게 되는데, 그것만으로도 아동과의 갈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고 말한다.
교사는 사물이나 기기를 대하는 직업군이 아니므로, 인간을 바라보는 긍정적 시각, 인간에 대한 감수성과 공감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교사들이 강점관점 해결중심 접근이 지닌 이점을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 호기심을 가지고 해결 지향적 학급을 만드는 길로 한 걸음 들어서면 좋겠다. 교사가 가진 강점관점, 해결중심 접근의 가정이 학생, 학부모, 동료, 가족 나아가 자신이 맺는 관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킨다면, 그렇게 해결 지향적 관계를 만들 수 있게 한다면, 굳이 이를 피해야 하는 이유가 있으며, 시도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후의 학교 환경이 변화하게 되리라 예견한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스템 속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들은 중대한 도전과 맞닥뜨려야 할 것이다. 상황은 어수선하고 낯설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 앞에서 용기 있게 도약하는 그들의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