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셀프 인테리어 타일 시공
#보통의논리 셀프 인테리어 02
사람은 누구에게나
보이고 싶지 않은 바닥이 있다.
그게 인격의 바닥 일 수도.
내 현실 또는 삶의 바닥 일 수도 있다.
평생 함께 살 사람에게
자신의 바닥들을 다 보여주게 된다고 한다.
나도 아내에게 그랬다.
결혼 후 바닥난 통장잔고와
항상 품어주는 바다 같은 남자이길 원했던
나와 아내의 바람과는 달리
사소한 말다툼 끝에 참지 못해 소리치던
내 인격의 바닥마저
싹싹 긁어 보여주고 말았다.
바닥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다만 어차피 드러날 그 바닥을 좀 더 깨끗이 치워두어야 했다.
이제 그 바닥에서 하나씩 쌓아 나가기로 했다.
아내와 함께
빈 통장 잔고를 조금씩 채워 나가고
내 인격의 바닥도 이해와 양보라는 재료들로
견고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그렇게
바닥부터 시작해야 흔들림 없이 견고하다.
다 바닥부터 시작하는 거야
보통의논리도 정말 바닥부터 시작했다.
얼룩진 장판을 뜯어내니
북유럽 어디쯤 되어 보이는 세계지도 모양의
콘크리트 바닥이 나타났다.
본드를 어찌나 발랐던지 뜯어내는 일도 보통이 아니었다.
'타일 귀인'의 말씀대로
압착 시멘트와 백시멘트를 2:1 비율로
'된죽'이 되도록 섞었다.
그리고 타일 귀인님이
직접 골라주신 압착 칼로
슥슥 바닥에 듬뿍 덧 발라 타일을 얹었다.
타일 사이사이에 줄눈 간격 제도 잊지 않았다.
타일 귀인님의 꿀팁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시원하고 가지런히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타일은 입구 가운데부터 한 줄 깔고 그다음 한쪽면을 그리고 반대편을 차례로 깔아야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했다.
타일 사이즈가 안 맞는 부분은
타일 절단기로 정확히 잘라서 시공했다.
크기가 큰 타일 절단기 전문가용은 20만 원 정도이다.
한 번의 타일 시공을 위해 살 순 없기에
타일 귀인의 귀띔으로
철물점에서 2만 원에 빌릴 수 있었다.
타일을 깔고 하루 정도가 지난 후
백시멘트로 땜질을 해줘야 한다.
하루가 지나서 다시 모인 우리는
백시멘트를 줄눈 부분에 넣고 문질렀다.
빈틈을 빠짐없이 시멘트로 메웠다.
이렇게 지저분하게 된 타일 바닥은
스펀지에 물을 묻혀 닦아내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정말 인내심을 갖고 여러 번.
스펀지로 닦고 또 닦으니
흰색 줄눈이 매력적인 다크 그레이 포쉐린 타일이 점점 드러났다.
처음에 타일 시공까지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반듯한 바닥을 보면 맨발로 다니고 싶다.
시트지가 붙어있던 입구는
비눗물을 뿌려가며
시트지를 제거한 후
프레임을 블랙으로 색칠했다.
알루미늄 부분은 색이 잘 먹지 않아
프라이머를 바른 후
검정 페인트를 덧 칠 했다.
이랬던 입구가
이렇게 변했다.
(문고리는 블랙 무광으로 별도 주문)
흰색 블라인드도 달았다.
바닥에 단단한 타일을 깔고
천장을 높여 밝게 칠했다.
견고한 바닥을 딛고 서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다.
다 바닥부터 시작하는 거야
보통의논리도 정말 바닥부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다.
책상과 아일랜드 테이블을 직접 만들기 위해 원목을 주문했고
레일 조명도 설치해야 한다.
다음엔
Before & After 비교 사진을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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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는 준비 중입니다.
이 바닥을 접수하겠다는 그런 유치한 말은 하지 않겠다.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