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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 Hyun Im Sep 26. 2016

찰'칵'의 순간

시간을 멈추는 마법

베트남의 첫인상은 동남아 여느 나라와 같이

습한 날씨와 엄청난 오토바이'떼'였다.


도보로 다닌 사람들은 거의 여행자뿐일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한다.

시끄러운 오토바이 엔진 소리와 경적소리

콤콤한 매연들이 도로에 가득하다.

정말이지

길가에 수풀을 우거진데

공기는 답답했다.

나무들이 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정도의 오토바이 매연 때문이다.


호텔은 '여행자 거리'라고 불리는 곳에 위치했다.

창밖으로 기찻길이 보인다.

도보로 여행하기 좋은 호안끼엠 10분 거리의 위치였다.


호텔에서 나와 본격적인 하노이 시내투어를 시작했다.


이번엔 정말 내가 사진 많이 찍어줄게


사진을 열심히 찍는 편이 아니라 주로 찍히는 편이었다. 이번 여행에는 아내의 사진을 많이 담기 위해 필름 카메라를 손에 잡았다.

아내는 그런 내 모습이 좋은지

아니면 얼굴이 가려져서 좋은지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꼭 찍었다.


열심히 찍는다고 찍었지만

덥고 흐린 날씨 탓에

카메라를 몇 번 안 들고나갔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사진을 몇 장 건졌다.

minolta x-700_ektar100


minolta x-700_ektar100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정말 좋은 느낌을 준다.

아날로그적인 색감이 주는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진짜 매력은

'찰-칵' 하면서 사진이 찍히는 소리이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멈추는 기분이다.


웃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찰-칵'

그 소중한 순간을 그대로 멈추고 '찰-칵'

minolta x-700_ektar100

모든 순간을

찰-칵

더 기억하고 싶은 여행이었다.


사람들은 사진은 기다림이 라는 말을 한다.

인고 끝에

정말 원하는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찰나의 순간' 보다

내가 보고 있는 그대로의 지금을 담아낸

'찰칵의 순간'이 더 정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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