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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Aug 10. 2024

AI가 의료에 미치는 영향

효과적/효율적인 질환 예측, 진단 및 치료

1/ AI가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의료계입니다. 8월 8일에 열린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AI 메드테크(MedTech) 회사들은 AI 덕분에 환자의 질환을 과거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2/ 최근 뉴스 헤드라인만 보더라도 AI와 메드테크(MedTech) 간 융합은 진단과 치료 분야의 거대한 흐름으로 보입니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세계 최초 AI 치과 로봇… 두 시간 걸리던 충치 치료 15분에 끝내… 미국 AI 스타트업 퍼셉티브(Perceptive)

AI 기술로 암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 테크 기업들 속속 헬스케어 시장行… 오픈AI, 엔비디아, 구글

“AI로 10초 만에 진단"… 근골격계 질환에 디지털 기술 접목 시도… NEC-도쿄의대

우울증·불안장애·ADHD도 AI로 치료한다… 일본 오츠카 제약과 미국 클릭 테라퓨틱스

클릭 한 번으로 5초 만에 ‘실명’ 진단… 대웅제약, AI 진단기기 ‘위스키·옵티나’ 도입


3/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뷰노와 루닛 등 국내 AI 의료 회사의 주요 특징은 1) AI 영상 분석을 바탕으로 진단에 집중하고 있고, 2) 기술력을 검증받아 국내 시장에 어느 정도 안착 중이나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고, 3) 그래서 글로벌 시장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입니다.


4/ 미국에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에서 영상을 기반으로 한 의료진 진단 보조에 집중하는 트렌드는 아마도 서로 다른 의료 환경 때문일 것입니다. 의료 접근성이 높고, 검진 데이터가 풍부한 한국에서는 의료진의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는 반면,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보험 보장 비율이 떨어지는 미국에서는 환자에 초점을 맞추어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에 중점을 두는 듯합니다.


5/ 한국 의료 AI 분야는 아직 극초기 단계입니다. 의료 AI 상장사 10개(브리지텍, 이지케어텍, 루닛, 셀바스헬스케어, 모아데이타, 클리노믹스, 뷰노, 알체라, 제이엘케이, 라이프시맨틱스)의 2024년 상반기 매출이 아직은 1,000억 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2024년 상반기 매출은 972억 2천만 원으로 2023년 상반기 1,001억 1천만 원 대비 2.9% 하락했습니다. 이들 업체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총 -529억 원으로 적자폭은 작년 상반기보다 7.8% 줄었습니다.


6/ 뷰노는 2021년 코스닥 상장 당시 매출이 22억 원에 불과했으나, 2023년 133억 원으로 6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주력 제품으로 국내 일반병동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딥카스는 입원환자의 생체 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합니다. 6가지 활력 징후와 나이, 측정시간을 AI로 실시간 분석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점수로 표시해 주는 의료기기입니다.


7/ 혁신적인 기술인만큼 2021년 8월 국내 품목허가를 받고 2022년 8월부터 비급여로 판매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총 94개의 국내 종합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하니 국내에서 기술력 검증은 받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2023년 6월에는 미국 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고 연내 미국 시장 내 인허가 획득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8/ 한편, 루닛은 2022년 상장 시 4천억 원대 기업가치가 1년 만에 3조 원까지 상승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회사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1조 3천억 원대로 안착했으나 여전히 상장 시점 기업가치 대비 3배 넘는 수준입니다. 루닛은 AI 영상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폐암, 유방암, 결핵 진단 등에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대표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 CXR은 흉부 X-ray를 AI로 분석하여 10가지 비정상 소견을 진단을 보조합니다. 이 제품은 보건복지부에서 혁신 의료기술로 지정하여, 2024년 3월부터 3년간 임상 의료현장에 사용되게 되면서, ‘선별 급여’, ‘비급여’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9/ 루닛의 고민은 시장의 기대에 아직은 못미치는 실적에 있을 것입니다. 상장 시점, 증권신고서에서 루닛은 2023년 517억 원 매출, 2024년은 916억 원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2023년 매출은 251억 원으로 기대의 절반에 못 미쳤고, 2024년 1분기 매출도 51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2023년 영업손실 422억 원을 기록한 점도 개선 숙제입니다.


10/ 한국 AI 메드테크 회사들로서는 그래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진출이 절실합니다. 뷰노는 AI 기반 뇌 정량화 기기로 2023년 10월 미국 FDA 인증(510k Clearance)을 획득해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루닛은 2024년 5월 미국 볼파라(Volpara Health Technologies)를 1억 9,307만 달러(약 2,671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볼파라는 미국 내 2000여 개 유방암 검진기관에 유방암 검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 루닛의 유방암 검진 솔루션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11/ 유럽의 세계 최초 AI 규제는 걸림돌입니다. 신규 법안은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AI 의료기기나 치료 시스템 등을 ‘고위험’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루닛, 뷰노 등 국내 의료 AI 업체들도 ‘고위험’으로 분류되면서 여러 규제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투명성, 윤리성을 강조하면서 법안 적용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해외 AI 사업자들의 유럽 진출이 어려워질 것이라 예측되기도 합니다.


12/ AI 메드테크는 이제 시작입니다. 갈길은 머나, 새로운 기술이 환자나 의료진에게는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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