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vs. 최적화 AI
1/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문병로 교수님의 AI 강의를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최적화 AI가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2/ 글, 이미지, 영상 등 창작의 영역에서는 생성형 AI의 위력이 파괴적이지만, 정확성과 신속성을 요구하는 산업 일선 현장에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현재 생성형 AI의 ‘캐즘(골짜기)’이 찾아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발전하고 있는 ‘최적화 AI’는 이제야 본격화되고 있고, 산업 현장에서 폭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할 것이다라는 것이 문 교수님의 주장이었습니다.
3/ 생성형 AI는 사람의 능력을 넘어선 창작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AI가 사람보다 나은 콘텐츠를 생성한다고 믿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성형 AI의 질주 뒤에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그러나 매우 중요한 최적화 AI가 있습니다.
4/ 생성형 AI는 문맥을 바탕으로 확률적으로 가장 적절한 출력을 순차적으로 생성합니다. 문장을 구성하기 위해 단어를, 이미지를 구성하기 위한 픽셀을, 또는 소리를 형성하는 음파 단위로 하나씩 생성하는 것입니다. 반면, 최적화 AI는 이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최적화 AI의 출력은 복잡하고 방대한 작업을 통해 한꺼번에 이루어집니다.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을 위해 300개 아미노산 서열을 입력하면, 300개의 실수 좌표로 이루어진 3차원 구조가 한 번에 산출됩니다.
5/ 최적화 AI의 선두 주자는 구글 딥마인드입니다. 구글 딥마인드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구글에 인수된 후, 구글의 중요한 사업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6년,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딥마인드의 상징적 인물은 2012년 영입된 제프리 힌턴 교수입니다. 당시 힌턴 교수는 AI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자신을 경매에 부쳤는데, 구글이 약 600억 원에 영입했고,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그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6/ 딥마인드는 2016년 ‘알파고’ 이후에도 2018년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 모델인 ‘알파폴드-1’을 선보였습니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1은 천 년에 걸친 도전으로 여겨지던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해결하며 과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2019년에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프로게이머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는 ‘알파스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7/ 2017년 구글이 ‘트랜스포머 모델‘을 발표한 이후, 전 세계는 생성형 AI 열풍에 휩싸였지만 딥마인드는 여전히 최적화 AI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0년 ‘알파폴드-2’를 출시해 단백질 구조 예측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2022년 ‘알파코드’로 프로그래밍, ‘알파텐서’로 행렬곱셈 알고리즘, 그리고 2023년에는 ‘알파데브’로 정렬 문제를 해결하는 AI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2024년에는 ‘알파지오메트리’를 통해 기하학 증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모두 트랜스포머 기술을 사용하여, 최적화 AI를 고도화시키고 있습니다.
8/ 최적화 AI는 과학뿐 아니라 주식 투자 분야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문병로 교수는 2009년 알고리즘 기반 투자전문사 ‘옵투스자산운용‘을 설립한 후, 지난 15년 가까이 주식시장에 컴퓨터 알고리즘을 적용한 투자를 해왔다고 합니다. 장기 투자는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노이즈가 많은 단기 예측의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최적화 AI가 단기 예측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크다고 합니다.
9/ 생성형 AI는 1) LLM 구독, 2) LLM 학습 데이터 사용료, 3) 검색 결과 기반 광고 모델, 3) AI 컴패니언, 4) 다양한 학습, 이미지/영상 제작 및 생산성 향상 툴로 사업 모델이 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산업 일선에서 당장 내 일 적용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할루시네이션이 최소화된 정확도와 신속함 중심의 최적화 AI는 다음 단계의 AI 산업 발전을 이끌 것입니다.
10/ 최적화 AI는 정확도를 요구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위력적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생성형 AI가 창작의 영역에서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었다면, 최적화 AI는 그 이면에서 더욱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와 같은 최적화 AI 선두주자가 보여주는 성과들은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변화의 시작에 불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