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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진진
Feb 01. 2021
14. 의미를 지우면, 행복이 있지
영화 <소울> 리뷰
출처: 소울 : 네이버 영화 (naver.com)
개요: 애니메이션/ 미국/ 107분
개봉: 2021.01.20.
감독: 피트 닥터
주연: 제이미 폭스(조 가드너 목소리 역), 티나 페이(22 목소리 역), 다비드 딕스(파울 목소리 역)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좋게 보았던 터라
<소울>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했다.
결과적으로 <인사이드 아웃>보다 전체적인 구성은 약했지만,
메시지는 참신했다고 생각한다.
꿈과 환상을 버리고
그저 손바닥에 존재하는 사물들을 보라는 것.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재봉 핀,
긴장을 풀라며 건네받은 막대 사탕,
환풍구의 자유로운 바람,
우연히 불어온 단풍나무 씨앗 같은 것들.
오래 품어온 꿈이 아니라,
거대한 신념이 아니라,
그 단순한 순간들이
영혼이 진심으로 만나고 싶은 것들이다.
출처: 소울 : 네이버 영화 (naver.com)
극의 후반부에서
조는 오래된 영웅이던 도로테아와
드디어 같은 무대에 선다.
하지만 늦은 저녁,
공연장의 문을 닫고 나오며 알게 된다.
드디어 엄청난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을.
매일 출근하는 곳이 학교에서 공연장으로 바뀌었을 뿐
내일도 똑같이 이곳에서 같은 연주를 하리라는 것을.
그래서 자신이 바라던 진정한 행복을 고민하다가
22에게 달려간다.
멘토로서 자신의 인생을 납득시키려 했던 것을 후회하며
22의 불안과 상처를 안아주고
22가 혼자서도 잘 할 거라고 말해준다.
출처: 소울 : 네이버 영화 (naver.com)
고
등학생인 내 동생이 생각났다.
처음 자기가 행복한 일을 찾았고,
대학 진학은 하지 않겠다고 엄청난 고백을 했을 때.
고지식한 부모님과 심지어는 같은 형제마저도
얼마나 많은 반대와 불신을 했는지
(지금도 하는지) 모른다.
그러다 어느 날 밤,
동생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나는 카페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인데
그거에 관련해서 공부하는 건 힘들어도 너무 행복하고 좋은데...
가끔 엄마 아빠가 대화하면서
은근슬쩍 내가 무조건 대학 간다는 식으로 말해서
가끔 말다툼도 하고 마음이 무거워.
그래도 하루에 정해진 학교 공부는 하고
잠자는 시간 쪼개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 하는 중이야.
사회가 그랬고,
부모님이 그랬고,
나 역시 똑같이 살아온
'행복=꿈=성취=목적=의미'라는 세상.
출처: 소울 : 네이버 영화 (naver.com)
그 세상의 바깥을 그리워하면서도
가족이라서,
어른들이라서,
눈치를 보고 걱정을 끼치기 싫어
몰래 시간을 쪼개어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는 아이들이다.
영화 속의 조처럼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결국 그 단순하지만 솔직한 응원밖에 없었다.
너 잘하고 있어.
너는 너의 일을 하고,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는 거야.
그래도 엄마 아빠는 영원한 너 편이니깐
싸우지 말자.
그 아무것도 아닌 말에
동생은 순식간에 환해져서
다시 예전의 장난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그 환한 기쁨에
같이 행복해졌다면,
나 역시도 그런 응원이
필요했기 때문은 아닐까?
나를 비롯한 수많은 '소울'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의미를 지우자.
그리고 더 행복하게 살자.
네가 가끔 허무에 지쳐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에도
나는 행복한 너를 응원할 거고
그건 영혼이 있는 한 영원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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