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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Nov 24. 2023

365일 매일 영어공부, 완벽함 없이    

2023년 회고하기

올해 초 듀오링고 1년 권을 끊고 현재 345일이 지났다. 365일까지 크게 어렵지 않게 도달할 것 같고, 내년에도 갱신할 예정이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너무 쉬워서이다. 그런데 듀오링고 하다 보니 내가 쉽게 생각한 것들이 쉬운 게 맞았나 하고 반성을 많이 했다. 영어도 언어인데 눈으로 읽는 것만 쉬웠다. 그렇다고 읽기가 훌륭한 것도 아닌데 듣기와 말하기는 처참했다. 


해외여행도 알게 모르게 부담스러웠던 게 영어 때문이기도 했다. 솔직히 살아가는데 영어 못해도 큰 문제없다. 영어 할 만한 상황은 자주 오지도 않아서 간혹 피하면 그뿐이다. 심지어 영어 못해도 해외여행할 수 있고, 도자기 수업도 순전히 한국어로 진행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도자기를 배워보고 싶은 외국인들을 더 반갑게 맞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굳이 영어로 하고 싶었다.  부끄러움 무릅쓰고 한번 해봤는데 생각보다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잘 알아들어주셨다. 몇 번 하다 보니 수업을 앞두고 생긴 긴장감도 극히 낮아졌다. 외운 문장을 횟수를 거듭할수록 더 많이 말하게 됐다. 거창한 꿈도 아닌데 이 지점에서 뿌듯하면 효율 좋은 삶인 것 같기도 했다.


사실 영어공부 매일 찔끔찔끔해서 실력이 대단히 향상된 건 아니고, 영어에 대한 친숙함이 생긴 것 같다. 그래서 별볼 일 없는 실력에도 영어로 수업해 보겠다고 말한 거였다. 


얼마 전 공예하는 분을 만나면서 외국인 수업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솔직히 영어로 수업하는 거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하시는데 나의 비밀을 캐간 느낌이 들었다. 이미 해내고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해보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걸.


올해 세운 나의 모토가 '빠르게 실패하기'였는데 그걸 이미 빠르게 실패해 본 사람들은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 걸까 샘이 난다. 어렵게만 보이고 사실은 쉬운 일들을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세계에 얼른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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