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인생은 닮은 꼴
# 두 종류의 사람
골프를 접한 이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골프매너가 너무 좋으셔서^^ 쭈욱 함께 하고 싶은 분 vs. 그렇지 못한 놈'
처음 일 백퍼센트로 골프를 배웠다. '업무상 전략적인 포지셔닝'으로 시작했고 영업대표라는 직무를 시작하면서 나의 '포지셔닝'을 좀 더 명확하게 만들고 싶었고, 영업성과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는 집중해서 배웠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러던 어느날 직접 영업에서 간접영업으로 직무가 바뀌게 되면서, 일과의 계연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손꼽아 기다린 듯 채를 놓게 된다. 그렇게 나는 ‘골프가 뭐에요?’ 라는듯 하루 아침에 채를 내려 놓고는 단 한번도 다시 잡고자 하지 않았다.
# 한때 진심 vs. 한때 무심
골프,
한때 누구보다 심취했고 덕분에 빠른 기간에 77타로 '싱글'도 한번 해 보았다. 이 과정에 주위에 많은 분들로부터 '잘한다'는 피드백을 듣던 때도 있었으나, 우연찮게 한번 채를 손에서 내려놓고는 단 한번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유일한 스포츠다.
한때 죽고 못살 듯 진심이던 골프, 그러나 한때는 한없이 무심해져 '내가 언제 진심이었냐?'며 내게 다시 묻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기에 내게 운동은, 태고적부터 함께했듯 그렇게 늘 곁을 지켜주는 친구와 같다.
내돈내산에 돈 내고 고통받으며 즐기던 PT, 생활체육지도자 바디빌딩 부분을 목표로 한 3개월 찐하게 나를 트레이닝 시켜주셨던 PT선생님과 함께 했던 운동들이 이따금씩 주마등처럼 스친다. 까만밤 하얗게 잊었다가도 문득 나의 뱃살들이 출렁일때면, PT는 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1순위 운동으로 자리 매김되어 있다. 가끔은 혼자서 예전 신나게 운동하던 그 시절이 생각날뿐더러, 가끔씩 같은 운동센터에서 같이 운동했던 후배와 이런 저런 추억을 이야기를 하곤 한다.
알록 달록한 해먹에 매달려 스스로 주리를 틀며 시원해 하던 플라잉 요가, 해먹을 받드시 집에 달아야겠다며 층고 높은 집으로 이사를 시도하던 그 시절 플라잉요가도 가끔씩 생각나는 나의 즐거운 운동 중 하나다. 한때 천장에 매달린 해먹만 봐도 흥분하며 달려갔고, 채 운동복으로 갈아입지 않고도 대롱대롱 매달려 스스로 주리를 틀며 신니했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날이 따뜻해질때 즈음에는, 동네 어귀에 있는 냇가에서 친구들이랑 빤스만 입고 수영하던 그때 그 어린 시절에 햇살이 어김없이 생각나곤 한다. 다 자라서는 딱이 시도하지 못하다가 회사가 광화문으로 이사하던 그해 겨울, 새벽마다 물에 몸을 적시고 개운해하던 기억이 사계절에 한번쯤은 생각나곤 한다.
골프는 나의 일과삶 모두에 아주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창 진심일때는 일이 술술 풀리게 도와주니 '내가 어찌 골프를 사랑하지 않겠느냐?'는 마음으로 집중하더니, 어느날 손을 놓은 이후 한때는 '내가 언제 골프에 진심이었냐?'하는 의심을 진지하게 해야할 정도로, 단 1도 생각나지 않게 마음속에서 깔끔하게 사라진 연구대상이다.
살면서 어떤 때는 나도 말리지 못할 만큼 진심이 되는 것들을 만난다. 온통 머릿속이 그/그녀/그것이 가득하고 헤어지면 또 보고 싶고, 돌아서서 바로 다시 만나기를 손 꼽아 기다린다! 그렇게 진심이던 어느날 우연찮은 계기로 '내가 언제 그랬냐?'며 차가워진다. 나도 궁금한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한때 후회없을만큼 진심이었고 그러기에 어느순간 훌훌 털어낼 수 있는거라 스스로 해석해본다. 내게 골프는 인생의 이런 들락의 순간들과 흡사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