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왕의 귀환? 실망은 한숨이 되어!

# 라떼 vs. 확연히 달라진 골프 세상

22년 5월, 만5년전에 놓았던 골프채를 다시 잡기로 결심한다. 컴백 골프의 세계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어 마치 새로운 세상에라도 나온 듯 하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야외활동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골프를 즐기는 세대가 다채로워진 게 제일 먼저 체감이 되었다. 라떼(^^)는 돈이 있고 나이도 어느정도 있는 세대의 전유물이었던데 비해 다시 돌아온 지금은 청년부터 시니어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자연스럽게 라운딩을 즐기는 모습이 가장 달라진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안 그래도 비싸던 가격이 이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 가격을 보며 놀라는 건 기본이고,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예약이 하늘에 별 따기라 매번 놀랄밖에!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큰맘 먹어야 나오는 라운딩에, 골프장 여기 저기서 만나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안 놀란척^^ 놀라기를 거듭중이다.


라떼 대비 훨씬 좋아진 것들도 물론 많다. 골프 용품들이 다채로워져서 선택의 폭이 무척 넓어졌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로 마스크 문화가 자리잡은 덕에 바이러스보다 더 무섭다는 햇빛 가리기가 용이해진 점이 한마디로 그 것을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좋다! 그 시절 땡볓에 기미가 무서웠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던데 비해, 다시 돌아온 지금은 눈만 빼고 얼굴 거의 전체를 가려도 실례가 되지 않는 분위기는 얇은 피부로 매번 고민하던 나로서는 다른 모든 것들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좋아진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골프를 쉽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용품들이 쏟아져 나와서, 아마추어로서 힘을 좀 더 빼고 즐길 수 있어서 또한 좋다!


# 실망은 한숨이 되어!

매주 일 6:30 출발해서 7시전후로 연습을 시작한다.

다시 골프의 세계로 컴백을 다짐하고는 제일 먼저 '믿고 보는 고프로님'을 찾아갔다. 집 근처에도 연습장이야 많겠지만 내겐 나름의 원칙이 있기에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먹고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를 찾아 김포연습장으로 향했다. 예전 '생활체육지도자'를 준비하면서 쌓인 신뢰가 나만의 원칙이 되어 '늘 함께 하고픈 파트너'로 이어진 것이다.  


소문에 소문이 이어지면서 주위 분들도 여러분 합류하게 되면서 주말 아침 루틴이 되었다.'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처럼 여럿이 같이 하니 서로에게 힘이 되어 즐겁고, 지치기 쉬운 연습도 즐거운 과정이 된다.


늘 그렇듯 주말 아침 6:30에 출발하면 눈비오는 날은 우리가 첫 손님, 그렇지 않으면 북적이는 인원 중 하나가 된다. 병원에 가면 죄다 아픈 사람들 뿐이고, 도서관엘 가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공부만 하는 듯 하더니 다시 골프로 돌아와보니 이 많은 사람들이 연습에 매진했을 때, 마치 나만 빠져 있었던 듯 괜한 조바심이 든다.  


오랜만에 자전거에 올라타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두발이 자연스레 페달을 밟고 이내 중심을 잡아가듯 곧 그렇게 되겠지!..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니 나는 골프를 다시 시작하기만 하면 어련히 내 몸이 알아서 그때 익혔던 멋진 스윙을 기억했다가, 고대로는 아니어도 어느정도는 지금의 내게 가져다 줄 꺼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말로 처참했다.


연습할 때마다 나 스스로 실망하는 모습을 보면 안다. 입으로는 '오랫만이니 못하는 게 당연하지' '옛날에 골프 잘 치던 그 아이는 없어졌다'며 농담처럼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내 가슴 속 깊은 곳에서는 나도 모르게 내 몸이 그때의 그 정확했던 스윙을 기억해서 꺼내다 다시 입혀줄 것을 기대했던 듯 하다! 실망이 고스란히 한숨이 되어 흘러 나오는 것을 보면!  


# 레슨런

아주 개인적인 통계지만, 골프라는 운동을 대하면서 내 방식의 레슨런이 있다. 딱 짤라서 말하자면 골프 스코어로 봤을때 80 언더 플레이어들은 보면 분명, 물리적인 시간과 노력을 들인 사람들이다. 들여도 정말로 많이 들여야만 한다. 80 Under 혹은 Around는 아무리 훌륭한 운동신경을 타고 났다 하더라도 시간과 노력을 어설프게 들여서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 스코어다. 1년 정도 기간이라면 1주 단위로 보면 매일 2~3시간 이상을, 2년 이상의 기간이라면 매일 1시간 이상의 시간을 들여야만 가능한 스코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종종 '한 골프 한다'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개인적으로 골프에 진심이 된 이후로 이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가 기본에 + 나의 이 통계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분들을 만나면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이렇게 잘 치기 위해서 도대체 몇년째 노력중인건지? 일주일에 혹은 한달에 몇시간 연습을 하는건지? 그리고 연습양도 양이지만, 과정에 운동의 원리도 같이 공부하는지? 그리고 골프에 대해 진심인지? 등이다.


이런 분들을 만나 묻고 물어서 갖게 된 개인적인 나의 통계는 단 한번도 틀린적이 없다. 어느날 갑자기 쨔쟌 하고 나타난 듯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많이 노력했겠지 생각하고 물으면 대개는 내가 후하게 부른 것보다 조금씩 더, 그리고 훨씬 더 다양하게 시도했던 흔적들이 이야기 중에 흘러 나온다. 그 질문과 대답속에서 나는 생각한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고!


그러면서 동시에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77타를 치고, 몸의 흐름을 따라 뻗어, 그저 채를 던졌을 뿐인데 200미터를 보내던 그 아이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을 다스리고 겸허하게 다시 꾸준해지는 일만 남았다"고.   

매거진의 이전글 한때는 진심! 한때는 무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