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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현 Feb 18. 2016

어느 29살 청년의 아버지와의 통화

취준생 화이팅!

아버지랑 실로 오래간만에 통화를 나눴다.

여전히 나에 대한 걱정이 많으시다.

갈수록 살기 팍팍해지는 사회 속에서 마냥 좌충우돌하며 갈피를 못잡는 것 같은 아들을 걱정하시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예전 같으면, 걱정 하지 말라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짜증 섞인 말을 뱉었을텐데 이번에는 진심을 다해 내 마음을 전했다.

"아부지가 걱정하시는 마음 저도 잘 이해합니다. 오히려 아부지가 걱정해주시니 고맙네. 사회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는 것 같다고 많이 느껴요. 그렇지만 아부지 저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해요. 이렇게 불안하고 좌절도 해봐야 앞으로 저한테 오는 작은 행복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겠지요. 요새 나는 누가 보내는 작은 친절 하나에, 미소 하나에, 격려에, 그리고 걱정 하나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부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이제 많이 비워냈으니 채울 순서 아니겠습니까? 우하하."

아부지는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며 전화를 끊으셨다. 이 통화를 통해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안심하셨으면 좋겠다. 늦었지만, 나답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시길 바라본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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