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기
동남아 해변을 여행할 때마다 서양 사람들이 비치 타월 하나 펴놓고,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궁금했다.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여유로울 수 있지? 짧은 시간안에 더 많이 보고, 사진을 찍으며 기록으로 남겨야 하지 않나?"
함덕 해변에 돌덩이에 앉아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파도소리를 듣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들은 완벽하게 무용한 쉼을 통해 그들 자신이 되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언제든지 이 휴식을 그들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여유가 그들에게는 언제나 있음을 그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파도소리를 마음에 담아 듣기만 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파도와 같은 존재가 나 자체임을 우리는 파도의 오고감과 철썩이는 소리 속에 깨달을 수 있다. 파도는 쳤다가 사라지지만 편안한 소리를 남기며 바다의 품에 안긴다.
함덕에서 사랑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