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가 되면 많은 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어제까진 달달한 과일을 좋아했다가도 자고 일어나면 퍽퍽한 고구마, 감자같은 구황작물이 더 좋아지는 식입니다. 그뿐 인가요. 일상생활에서 문제없이 해내던 많은 것들이 어려워지고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로운 생명을 오롯이 키워내는 일은 신기하면서도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알기에 정부뿐 아니라 서울시 자치구들이 최근 다양한 임산부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사실 육아휴직, 육아수당과 같은 중앙정부의 정책을 파악하기도 어려운데 거주하는 자치구의 복지 정책까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출출할 때, 옷이 없을 때 인터넷으로 편리하게 쇼핑하는 것처럼 내 삶에 필요한 복지 정책을 탁탁 골라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쉽게도 '통합'이 어려운 지금. 개별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한 임산부 정책 중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이동 편의 사업입니다. 흔히 '맘택시'라고 부르죠. 임산부는 물론 24개월 이하 자녀를 둔 가정에서 자치구가 연계한 맘택시를 불러 이용할 수 있습니다. 택시도 많은데 맘택시는 뭐가 다른지 궁금하시죠. 횟수 제한은 있지만 일정 부분 무료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전문 교육을 받은 운전기사 분이 이동을 책임진다는 게 큰 차이점입니다.
이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행한 곳은 바로 서울시 은평구입니다. 2020년 8월부터 무료로 운영했으니까 벌써 2년 차를 맞았네요. 의료 목적으로 병원에 갈 경우 이용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지만, 병원에 자주 가는 임산부에겐 어떤 정책보다 반응이 좋습니다. 서울시에선 광진구(광진맘택시), 강동구(강동아이맘택시)가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고, 타 지역에선 경기도 파주시와 부산시(마마콜)가 각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응은 뜨겁습니다. 각 자치구의 신청 시기만 되면 맘카페 등에선 정보 공유가 활발해집니다. 대중교통이 발달한 서울 중심권에서도 "담배 냄새나지 않는 택시를 타게 돼 좋았어요" "기사님이 아이를 위한 카시트까지 꼼꼼히 챙겨줘서 안심이었습니다" "과속하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다"는 후기가 올라옵니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이 열악한 외곽지역에선 "콜택시 안 잡혀 시간 낭비할 일 없었다" "비용 걱정 않고 이용할 수 있었다" "사업을 더 확대해달라고 요청하자"는 등의 요구까지 있었습니다. 특히 배차시간이 긴 지역이라든지, 택시의 장거리 선호 현상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하지 못했던 임산부들 사이 '맘택시'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좋은 사업이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이용 대상자를 확대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가계 벌이가 줄어 식비 예산을 줄이면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먹을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좋고 편리한 정책이라도 할당된 예산이 적으면 쭉쭉 크기 힘듭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작은 목소리가 모여 행정가에게 '로비'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에너지가 넘쳐도 힘들게 일하고 집에 들어와 로비까지 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다 보면 갑자기 내가 잘 이용하던 사업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이따금씩은 정치적 이유로 중단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쉬운 로비는 '좋은 정책'을 계속 찾아 꾸준히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용자는 많은 데 예산이 항상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해당 정책을 확대하거나 다시 생각해 볼 테니까요. 다음에도 맘택시와 같은 꿀같은 정책 발굴해드릴께요 :)
https://youtu.be/bKxRwSWejDo
현재 누리고 있는 복지 정책이 있나요? 저는 살면서 장학금 받아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물론 건강보험과 같은 4대 보험은 제외하구요:)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재테크도 하는데 주변에 누릴만한 정책은 왜 안보일까?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제가 매력적인 정책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많이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