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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호영 May 05. 2019

내가 미국 유학을 통해서 배운것들

난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직장생활을 6년정도 한 이후에 미국에 있는 Unviersity of Virgina Darden MBA School에서 대학원 생활을 2년동안 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임팩트가 있었던 몇가지 사건중에 하나였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미국 유학이 누군가에게는 쉬운 결정일 수도 있지만, 흙수저 출신에 가진거 없었던 나에게는 어렵고 큰 결정이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투자를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배우고 얻은것이 너무나 많기에 투자한 돈이 절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내가 무엇을 배우고 얻었는지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내가 얻은 것은 입학 준비를 하면서 겪은 미국 입학 시스템에 대한 경험이다. 미국 대학의 입학 시스템은 한국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에 초기에는 너무나 혼란스러웠고 심지어는 짜증나기도 했다. 특히 MBA 입시 과정은 한국적 시각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불투명했고, 때로는 공정해보이지도 않았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입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험 점수이다. 한국에서는 시험 점수를 통해서 사람을 뽑는 것을 가장 이상적이고 공정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그런 시스템에 적응했고 그렇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미국 MBA에서는 시험 점수인 GMAT, TOEFL, GPA는 그저 참고사항에 불과했다. 시험점수가 높다고 상위권 학교에 붙는것도 아니고 낮다고 못 붙는것도 아니다. 그외 다른 변수들이 너무나 많았다. Essay, Resume, 인터뷰 이렇게 눈에 보이는 요소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와의 적합성이라는 요소도 정말 중요하게 바라본다. 한국적 시각으로 봐서는 이러한 입시 시스템은 복걸복 혹은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부를 마치고 나니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서 미국의 대학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가치를 지켜나가고 그들이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어느 대학이 다른 대학과 문화적으로 어떻게 다르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미국의 대학은 각자의 추구하는 가치를 이야기 하고 그 가치에 맞게 뽑으려고 하며 실제로 뽑힌 학생들을 통해서 그 가치를 느낄 수가 있었다.


두번째, 토론식 수업에 대한 소중한 경험이다. 내가 다녔던 Darden MBA School은 강의가 없이 100% 케이스 토론 수업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러한 수업이 영어가 짧은 나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인 동시에,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토론이라는 것이 단순히 내 주장을 상대방에게 설득시키고 이기는 과정이 아닌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수많은 지식이 넘쳐나고 너무나 좋은 검색 엔진을 통해서 언제나 지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에 살면서 지식을 암기해야 하는 수업과 시험을 한국 학교에서 배워왔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상대방을 통해서 배워야 하는것은 지식이 아니다.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백그라운드와 함께 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할때  다양한 관점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그것을 통해서 나만의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훈련받을 수 있었다.


세번째,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다. 미국 MBA에는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온다. 중국, 인도, 중동, 유럽등 전세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살면서 이렇게 쉽게 전세계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 수 있었다. 지금도 Facebook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연락을 하기도 하고, 종종 기회가 되면 그 나라에 출장을 가게되면 만나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의 네트워킹과 문화에 대한 경험은 나의 인식의 한계를 넓히고 삶의 경험을 풍부하게 했다.


네번째, 미국 주류 문화에 대한 경험이다. 내가 다녔던 학교는 한국 사람이 많지 않았다. Darden에서의 생활을 하기전에 나는 LA에서 2년동안 일했었다. LA에서의 생활도 미국 생활이었지만, 기본적으로 교포사회에서 한인들을 중심으로 한 문화였다. 한인 교회에 가고, 한인들과 만나면서, 한인 가게에서 밥을 먹었다. 하지만 Darden에서의 2년동안의 유학생활은 완전히 달랐다. 미국 친구들과 미국식으로 파티를 했고, 함께 스포츠 경기를 보고, 스포츠 경기를 보기전 함께 Tailgate 행사에 참여를 했고, 정장을 입고 참여하는 격식있는 행사에도 참여해보았다. 경마장 한가운데 잔디밭에서 말 경주를 보면서 하는 파티, 코스튬을 입고 하는 할로윈 파티 등등 내가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종류의 많은 네트워킹 및 문화 행사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이 내 인생의 경험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다섯번째, 미국 사회 생활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었다. 미국의 의료보험 & 병원 시스템, 교통 시스템, 은행 시스템, 경찰 & 법률 시스템, 우편 & 택배 시스템 등등. 사소한 경험이지만 이러한 경험을 함으로써 좀더 미국인들의 삶과 사회를 이해하는 큰 도움이 되었다. 하다못해 경찰에 걸려서 딱지를 떼보고, 가벼운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실에 실려간 경험도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러한 사소한 경험들이 내가 지금 미국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섯번째, 다양성에 대한 인정을 배웠다. 한국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모두가 같은 길을 걸어야 하고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배웠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면서 삶에 대한 다양한 태도가 존중되어야 하고 나의 가치관이 존중받아야 하는것처럼 다른 사람의 가치관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신뢰사회에 대한 경험이다. 내가 다녔던 University of Virginia에서는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시험이 오픈북, Take-home 시험이다. 이러한 전통이 지켜질 수 있는 것은 공통체의 규범을 누구도 깨뜨리지 않을것이라는 신뢰에 기반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신뢰를 깬 사람은 공동체에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징계를 주도록 되어있다. '자율과 책임'의 문화이다. 구성원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사회는 끊임없는 규율과 규제를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에서는 구성원들에게 많은 자유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가지는 장점에 대해서 배울 수가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나의 가치체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다.   




LA에서 했던 나의 첫 스타트업을 통해서 정신적, 금전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학생활을 너무나 힘들게 시작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돈을 벌지 않고 많은 돈을 들여서 유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2년동안 내가 얻은 것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가정 형편에서 선택한 유학이 아니었기에 홀로계신 어머니께 많이 미안했고, 나의 선택을 지지해준 어머니에게 언제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 유학을 고민하고 있다면 너무 ROI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생에 있어서는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경험과 지식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힘든 상황에서도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꿈을 꾸었으면 좋겠고, 이 글이 그런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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