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벨글
우리는 대부분 성장하는 느낌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보통 생각하는 성장의 느낌은 '지속되는 열정과, 그 열정을 쏟아 부은 만큼의 결과와 성취감이 계속되는'것이다. 그런데 실제 성장을 하는 느낌은 생각보다 그렇게 드라마틱 하거나 상쾌하지만은 않다. 실제로 성장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과정을 돌아보면 이런 느낌을 이야기 한다.
(여기서 성장이라 함은 '못하던 것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원하는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의 습득을 말한다.)
첫번째, 지루하다. 반복적이다. 즉 생각보다 드라마틱 하지 않고 강렬하지 않은 자극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성장을 하는 사람들은 숙련을 위한 반복을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낮은 자극상태에서 반복한다.
두번째, 열정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어더라도 계속 하는 과정의 느낌이다. 즉 실제의 성장은 좀 짜증이 날 수도 있고 고통 또한 수반한다는 것이다.
실제 성장의 느낌이 이렇게 아름답지 못한 이유는, 뇌가 가지고 태어난 성질이 하나에 집중해 숙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뇌는 동물적 욕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하는데에는 저항을 느끼게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이란 태어난 뇌를 정제된 뇌로 바꾸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짜증과 저항과, 낮은 자극과 지루함이다.
성장의 느낌이 이렇기 때문에 게임이 각광받는 것이다. 게임은 게임 캐릭터나 스테이지를 깨나가는 성장과정 자체에서도 팡팡 터지는 자극을 주고, 노력한 만큼의 즉각적인 성장과 보상을 제공한다. 실제 세상이 이와 같다면 모두가 빠르게 성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세상에 성장을 지속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성장의 느낌이 위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성장을 하라면 계속 저런 느낌을 가져야 하는가? 성장의 느낌이 조금 더 긍정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유명 댄스 방송에나온 댄스 동아리 후배를 생각해보았다. 그 친구는 22살에 춤을 제대로 시작했는데, 이후 자퇴를 하고 현재는 방송가에서 가장 핫한 안무가로 떠올랐다.
그 친구의 연습방법은 이랬다. '일단 하나의 안무를 일주일 동안 매일 7시간씩 오랫동안 연습했다' 그렇게 오래걸리는 이유는, 그 안무를 하나하나 모두 뜯어서 분석하고 들어간 기본기를 알아내고, 몸이 힘을 받는 방향과 원리를 이해하면서 습득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그는 '의식적 노력'이라고 부른다. 의식적으로 내가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것이다. 본인이 추는 춤을 보면서 아주 느리게 몸을 움직이면서 수정보완 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 이 과정은 모든 안무를 마스터 하고 한번에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과 같이 즐거운 과정은 아니다. 이 친구도 이 과정속에서 위에 언급한 아름답지 못한 감정을 모두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위의 감정들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습 할 수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인지' 때문일 것이다. 지루하고 반복적이고 짜증이 나는 감정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성장하고 있다는 눈에 보이는 작은 사실'이 그 모든 과정을 지속하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오늘은 이것을 알았고, 오늘 하루를 이렇게 채워갔다 사실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과 느낌'을 만들어 간다.
그렇다면 진짜 '성장하는 느낌'은 타고난 뇌를 거스르는 '짜증과 지루함과 하기 싫음의 감정'을 기본적으로 깔아 두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 위에 오늘 하루 약속된 연습과 학습 이후 '성장했다는 인식' 때문에 불러일으켜지는 '작은보람' 정도로 '성장하는 느낌'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감정이 든다면 당신은 분명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루벨디렉터 #림태주글쓰기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