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왜 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가
2024년 1월 1일에 업데이트된 국가별 평균 IQ 순위에서 한국은 107.5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중국 106.99점, 3위 이란 106.99점, 4위 일본 106.18점이다. 온갖 첨단 기술을 내놓는 미국은 한참 아래인 46위에 그쳤다. 98.99점밖에 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독서량 조사 결과다. 2020년 기준으로 미국 성인은 월평균 6.6권, 일본은 6.1권, 중국은 2.6권을 읽는데 반해 한국은 겨우 0.8권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평균 IQ가 세계 1위라는데, 책은 왜 안 읽을까?
내가 미국에 와서 가장 놀란 점 중 하나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거다. 비행기, 낚시터, 캠핑장 할 것 없이 어디를 가나 책을 읽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독서가 교육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무슨 책을 읽었는지 기록하도록 하고, 많이 읽으면 칭찬 스티커 같은 걸 주며 격려도 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시험이나 공부를 위한 독서가 아니라, 읽는 그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교육이라는 것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도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 빌 게이츠
동네 도서관에는 이민자를 위해 각 국가 언어별 책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한국어 책을 빌려 읽기도 한다. 대여 기간은 3주인데, 자동으로 3번까지 연장된다. 반납의 압박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부모의 막강한 교육열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게 된다. 하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올라가면서 책 읽기는 공부를 위한 것이 되며 변질된다. 오히려 성인이 되어서야 재미를 위해 책을 찾는다.
두뇌 전문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짐 퀵은 <마지막 몰입>(원제: Limitless)에서 아래와 같이 독서의 장점과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학습을 위한 어떤 계획이든 독서가 포함되어야 한다. 기억이 거의 모든 뇌 기능의 기초가 되듯이 독서는 거의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배우려는 노력을 그만두었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1. 독서는 뇌를 가동시킨다.
책을 읽을 때 뇌의 여러 기능이 동시에 사용되는데 이는 활기차고 유익한 운동이다.
다시 말해서 독서는 어떤 활동과도 견줄 수 없는 정신 운동으로 뇌는 도전할수록 강해지는 ‘근육’이다.
2. 독서는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책을 읽을 때는 뇌 운동이 많이 되어 뇌가 더 높은 수준에서 기능하게 된다. 그래서 독서의 중요한 이점 중 하나는 기억과 관련이 있다.
3. 독서는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앉아서 책을 읽거나 잠시 신문만 보더라도 그동안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유튜브를 클릭할 때와는 달리 독서를 할 때는 주의력 대부분을 읽고 있는 내용에 기울인다. 그렇게 연습이 되면 다른 과업에도 똑같이 집중하기가 쉬워진다.
4. 독서는 어휘력을 향상시킨다.
똑똑한 말을 하는 듯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다양한 어휘를 유려하게 구사하는 경향이 있다. 독서는 어휘 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한다.
5. 독서는 상상력을 향상시킨다.
뛰어난 상상력은 삶의 더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게 해주고 독서는 상상력이 깨어 있게 해준다.
6. 독서는 이해력을 향상시킨다.
독서는 이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삶, 상상도 못 했던 경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접하게 해준다. 이 모두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함께 자신을 넘어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쌓게 해준다.
필자가 중학교 때 학습 능력이 극적으로 향상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무협지' 독서 때문이다. 동네 친구 집에 갔다가 발견한 무협지에 푹 빠져서 매일 친구 집에 갔다. 친구 집에 있는 무협지를 다 읽고 나서 동네 만화방에 있는 무협지도 모두 섭렵해 버렸다.
이런 독서 능력의 향상은 학교 성적을 자연스럽게 올려주었다. 독해 능력이 향상되니 다른 책을 읽어도 이해도가 증가한 것이다.
처음의 국가별 IQ와 독서량 관련한 얘기로 돌아가보자. 한국 성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인데 왜 책을 읽지 않을까?
내 직장 생활을 돌이켜 보면 우선 홀로 있는 시간이 너무 적었다. 회사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보다 어릴 때 독서 습관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은 탓이 크다. 입시 위주 교육의 병폐다. 그나마 나는 무협지를 통해서 독서의 즐거움을 알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습관이 들지 않아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을 위한 좋은 독서법은 없을까? 필자가 권하는 방법은 '아웃풋(출력) 독서'다. 아웃풋 독서는 무엇인가?
<아웃풋 트레이닝>에서 저자 가바사와 시온은 말한다.
인풋하면 뇌 안의 정보와 지식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인풋만 해서는 현실적으로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아웃풋은 ‘행동’입니다. 아웃풋을 해야 비로소 현실 세계에 변화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책을 100권 읽어도 아웃풋을 하지 않으면 현실 세계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인풋만으로는 ‘뇌내 세계’만이 변할 뿐이죠. 아웃풋을 해야 비로소 ‘현실 세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아웃풋 독서는 행동을 염두에 둔 능동적인 책 읽기다. 방법은 간단하다. 블로그나 독서 노트와 같은 글쓰기 아웃풋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그리고 읽으면서 좋은 문장이나 문단을 만나면 이를 가지고 글을 쓴다.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좋다.
문단이나 장(챕터) 단위로 메모하고 아웃풋을 하면 좋다. 긴 글이면 좋겠지만 몇 줄짜리 짧은 글도 효과를 발휘한다. 중요한 것은 아웃풋을 하느냐 마느냐다.
짧은 아웃풋을 위해서는 X(트위터)나 스레드 같은 플랫폼이 좋다. 한 문장이라도 글쓰기 습관을 들일 수 있고 독서하면서 바로바로 아웃풋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작은 아웃풋은 하나의 창조 행위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한 존재라기보다 창조하기 위한 존재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고 갖은 재테크도 한다. 이렇게 고군분투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행복하지 못하다. 반대로 창조를 먼저 해보라. 저절로 행복해진다. 더불어 똑똑해진다.